'방역패스'에 4명 모임... 마지막 승부수?

코로나와 함께한 2021년
에디터의 노트

지겹게도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사실 지겹다는 말도 지긋지긋합니다. 이 오래된 싸움을 끊기 위한 '방역패스'가 시행 1주일을 맞았습니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면서도 자영업자들은 보호하겠다는 건데, 아쉬운 점이 여럿입니다. 올 한 해를 관통한 방역 정책과 코로나19로 바뀐 삶을 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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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방역패스'가 활용된 지 1주일이 지났다. 그사이 방역 수위는 한층 높아졌다. 이미 익숙한 코로나19지만 더 불편한 건 오락가락하는 정책 혼란이다. 어쩌다 사태가 여기까지 왔을까. 2021년 방역 이모저모. 마지막 승부수는 성공할 수 있을지.

현대판 백신 마패

2021년 12월13일. 방역패스가 적용된 현장은 홍역을 겪었다.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이나 포털이 제공하는 QR코드 증명 시스템이 먹통이었다. 실내 다중이용시설은 QR로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거나 PCR 음성확인서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다. 방역패스를 쓰지 않는 업주는 과태료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 패스 확인이 불가능했던 이 날, 확인하려는 이와 확인받으려는 이들 모두 큰 혼란에 빠졌다.

백신패스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 거센 코로나19 위협에 맞선 마지막 보루 성격이다. 의견은 분분하다. 백신 위험성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맞지 않았어도 음성확인서를 매번 떼야 하는 불편함은 상상 이상이다. 찬성하는 측에서는 마지막 기회로 방역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양쪽 모두 코로나19 예방과 종식에는 이의가 없지만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 "잠깐 코로나 쉴게요"...?: 1주일 전 오늘. 방역패스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질병청은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시스템 과부하가 걸렸다는 설명. 사람들은 "오늘은 바이러스가 쉬냐"며 혀를 찼다. 논란에도 도입을 강행했던 방역 당국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With'와 '거리두기'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도대체 어떤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또 바뀔 텐데 복잡해 죽겠다"는 의견이 다수다. 시시각각 바뀌는 바이러스만큼이나 2021년 방역 정책도 변화, 아니 부침을 겪었다.

위드 코로나: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인정하고 일상 회복에 나서는 개념. 어차피 종식될 수 없다면 함께하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국민들의 피로감과 거리두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자는 생각이 깔렸다. 허나 이처럼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있을까. 11월부터 진행된 위드 코로나는 오미크론으로 인한 집단 감염 우려가 고개를 들며 방역 일선에서 뒤로 밀려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우리나라 방역의 뼈대다. 최대 5단계로 나누고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단계에 변화를 줬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모임 가능 인원이 줄거나 제약이 많아지는 등 상황을 보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거리두기 개념은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며 흐려졌다. 흐려진 단계 속에서 코로나19 확산세는 날로 역대급을 찍었다.

  • 4명만 만나세요: 위중증 환자가 매일 최다를 경신하자 거리두기 조치는 다시 고삐가 조여졌다.  지난 주말부터 사적모임은 4명까지만 허용되고 식당과 카페 영업시간은 밤 9시까지로 정했다. 위드 코로나는 45일 만에 사실상 좌초됐다.
  • 청소년도...: 예정대로라면 내년 2월부터는 12∼17세 청소년도 방역패스를 써야 한다. 여기서 또 오락가락병이 도졌다.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몇 달간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소년 백신 접종을 당초 '자율'에 맡겼다가, 패스 적용으로 '강제'로 틀었다가, '미룰지도 모른다'로 다시 틀었다.

코로나가 키운 사회 불신

코로나19 사태 2년 차(?)인 2021년. 서로 믿지 못하고 원망하는 '불신'이 사회에 싹텄다. 기침 한 번에도 눈길을 받고, 확진자가 되면 천인공노할 죄인이 되기 일쑤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잠시 희망을 가졌던 국민들. 그러나 잊을 만하면 전해지는 부작용 사례는 쉬이 팔을 걷기 어렵게 했다. 나라에 대한 원망이 커져만 갔다.

방역패스 적용 이후에는 업종별로 갈등이 생겼다. 패스가 적용되지 않는 업종에 눈이 흘겨졌다. 대형 기관을 중심으로 대상에서 빠진 탓에 '눈치보기' 논란까지 불거졌다. 내년에는 청소년도 방역패스 대상이 된다고 하자 학부모들은 뿔났다. 'K-방역'이라는 자화자찬과 다르게 국민들은 지쳐갔다. 일선 의료진의 구슬땀만 더 굵어져 갔다.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되며 야간에 영업하는 술집이나 클럽 등은 고사 위기에 빠졌다. 당장 내수 경기가 침체에 빠질 전망이다.

방역의 성역?: 백화점과 놀이공원, 종교 시설 등은 방역패스 대상에서 빠졌다. 논리적인 허점이 있다. 식당이나 카페, 학원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다. 한 번 확진자가 다녀가면 '더 빨리' '더 많이' 퍼질 환경이다. 봐주기 아니냐는 의심까지 불거졌다. 지친 사회에 예민함만 더해간다.

스탯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국민: 희망고문으로 살았던 2021년. 아픈 팔을 부여쥔 건 종식에 대한 희망 때문이었다. 그런데 돌아보면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았나 싶다. 정책은 오락가락하고, 따르려 했던 방역패스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누굴 믿고 희망을 가져야 할까.

정부: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국무총리가 며칠 전 한 말이다. 문제는 며칠 전 한 번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사과할 일이 나온다. 현재 방역 정책의 미진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정부도 바이러스 전파 속도와 국민들의 피로감, 경기 부양을 모두 고려해야 해 결정이 쉽지만은 않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위로해보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는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다.

청소년: 아직 키도 다 크지 않았는데 불안한 백신을 맞으라니... 부모님도 걱정이 많다. PCR 음성확인서로 대체하려니 이틀만 유효하다고 한다. 친구들도 패스를 쓰자는 사람과 쓰지 않겠다는 파로 갈렸다. 어른들 결정에 우리만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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