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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인플레이션' 경고등이 알리는 것

인플레이션 우려, 경기회복의 신호일까?
6/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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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경제계와 증권가가 시끌벅적합니다. 일시적 현상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의견과 함께 진지하게 고심해봐야 한다는 분석도 쏟아지는데요.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어떤 배경에서 나왔으며 앞으로 어떤 파장이 얼마나 이어질지 살펴봤습니다.

👀 한눈에 보기

  •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세로 돌아선 미국이 시장에 돈을 푸는 대규모 재정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점쳐진다.
  • 지난 17일 우리나라 기획재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재정정책이 추후 인플레이션 본격화와 금리 상승에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세계시장에서 석유, 반도체, 구리, 철강 등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추기는 요소다.

🔥 왜 중요한가?

인플레이션이란 통화량이 늘어 화폐 가치가 떨어짐에 따라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다. 지속될 경우 물건값이 크게 오르고 화폐 가치가 떨어져 가계 살림과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코로나19 국면에서 회복기를 맞자 유가 및 주요 원자재 등 '모든 것'의 가격이 치솟는 '에브리싱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
  • 미국이 계속해서 돈을 풀면 늘어나는 유동성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생산가격이 뛰고 물가가 오르는 흐름이 힘을 받는다.
  • 한국 정부가 공식 석상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나타낸 것도 2010년대 초반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세계적 인플레이션 조짐을 인정한 해석이다.
  • 물가상승이 계속되면 이를 조정하고자 재정을 긴축하고 화폐의 이자율인 금리를 올리게 된다. 화폐 유통이 줄어 투자가 위축되고, 이자가 오르니 부채 부담이 커진다.

똑똑! 인플레이션이 경제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리한 적 있어요.

큰 그림
청사진
왜 인플레이션 소리 나오냐면

인플레이션 우려 요인 핵심 정리

현재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과 연관 깊다.

1️⃣ 수요 회복: 미국은 원활한 백신 접종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등 경제활동이 정상화되고 있는 대표국가다. 경제가 회복되고 그동안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 주요 원자재 가격 및 물가를 끌어올렸다.

2️⃣ 따라주지 못하는 공급망: 대다수 국가가 여전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터라 글로벌 공급망은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원재료 가격은 오르는데 수급에는 차질이 따른다. 근래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수급 난항 뉴스가 떠오른 것도 예다.

3️⃣ "미국이 재채기하면 세계 경제는 감기에 걸린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2018년 국제연합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총생산의 약 25%, 4분의 1에 해당한다.

똑똑! 지난 똑똑 뉴스를 통해 자동차 배터리 공급 부족 사태, 반도체 수급난의 속사정을 살펴볼 수 있어요.

바이든의 달러 풀기 계획

바이든 정부는 돈을 풀어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구매력이 생기니 수요가 커지고 물건값은 오른다.

  • 미국 구제 계획: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한 1조9000억달러 규모 지원이다. 실업급여, 재난지원금 등 소득지원과 의약품·백신 제공 등 보건의료 목적이다.
  • 미국 일자리 계획: 인프라 투자가 핵심인 2조2000억달러 규모 지원이다. 운송인프라, 상수·통신·전력, 주택·학교·병원, 보육서비스, 제조업·혁신 등에 주로 쓰인다.
  • 미국 가족계획: 복지를 위한 1조8000억달러 규모 지원이다. 10년 동안 가족·보육·교육에 1조달러를 지원하고 건강보험 보조금, 자녀 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에 8000억달러를 들인다.

미 연준의 예상, '상향조정'

개요: 나라의 통화 기조는 중앙은행이 잡는다. 미국은 자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 12개를 총괄하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에서 이 역할을 한다. 1년에 8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경제 상황 및 통화 흐름을 점검하고 이후 기조에 반영한다.

전망: 지난 3월 FOMC에서 제시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과 개인소비지출 증가 폭은 각각 6.5%, 2.4%다. 지난해 12월 전망과 비교하면 큰 상향조정이다.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더 높게 수정한 것이다.

미 연준의 행보, '경기회복 덜 됐다'

지난 4월 FOMC 뒤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0~0.25%) 및 양적완화 방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 밝혔다. 고용슬랙이 남아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 고용슬랙?: 현재 고용상태에서 완전고용에 이르기 위한 틈을 가리킨다. 완전고용은 2% 안팎의 물가상승률과 함께 미 연준의 목표다.
  • 완전고용?: 구직자와 구인 일자리 숫자가 엇비슷한 이상적인 고용시장 상태다. 실업률 4.6~5% 정도를 완전고용으로 본다.

금리 조정 및 통화정책에 있어 고용슬랙이 언급되는 이유는 물가와 고용이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은 곧 구매력이다. 고용시장이 좋지 못하면 돈이 없어 물건을 사지 못하므로 물가도 떨어진다. 물가와 실업률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필립스 곡선'이다.

임팩트
인플레이션, 잡느냐 마느냐

인플레이션 오는 거야?

물가 상승은 찾아왔다. 핵심은 일시적 현상으로 단기에 그칠 것이냐 코어인플레이션이 계속돼 근원적인 물가변동을 가져올 것이냐다.

  • 코어인플레이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을 가리킨다. 계절에 따라 소비 변화가 큰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다. 일시적 요인을 뺐기에 물가를 파악할 때 핵심 지수다. 이 수치 역시 4월 기준 3% 상승해 시장 예측치(2.3%)를 넘어섰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은 다소 갈린다.

  •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경제회복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 당분간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바이든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이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겁 먹지 말고' 경기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 점도 지적한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된다고 보면 기업 역시 이를 상품 가격 책정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똑똑! 미국발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한 우리나라 해석으로는 이 기사를 추천해요.

처음으로 테이퍼링 가능성 시사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된 4월 FOMC 의사록 내용에 테이퍼링 언급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 테이퍼링?: '폭이 점점 가늘어짐(tapering)'을 의미한다. 유동성을 시중에 직접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함을 가리킨다.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 향후 언젠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 — 4월 FOMC 의사록 일부 의견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돈 풀기'에서 기조를 변화할 수 있다고 깜빡이를 켠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금리 인상이다.

인플레이션 일어나면 다음은 금리 상승

돈의 가치 올리자: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면 통화 흐름을 막아야 하므로 돈을 빌리거나 저축할 때의 이자율인 금리를 올리게 된다.

돈의 가치 오르면: 투자는 신중해지고 저축이 늘어난다. 빚의 무게도 무거워진다.

  • 금리 조정의 메커니즘: 자금이 쓰일 곳이 많으면 금리가 오르고 자금이 너무 많아지면 금리가 내려간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돈의 공급을 늘리거나 줄여 목표 수준으로 금리를 맞춘다.
스탯
급등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물가 상승에는 중고차 가격의 영향이 컸다. 자동차 반도체 공급 차질로 중고차 가격이 치솟아 지난해 대비 약 10%가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식료품, 가전 등의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걱정거리
이해관계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 둘러싼 이모저모

미국: 기대했던 수순을 밟고 있다. 코로나를 벗어나는 자연스러운 경기회복 과정으로 본다. 달러 가치가 오른 것도 흡족하다.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자신 있지만 물가 상승 추세가 예상보다 다소 가팔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경기 회복이 미국만의 일은 아닌 만큼 주요 선진국도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인다. 지난 4월 영국에선 물가상승률이 두 배 넘게 올랐다. 영국 중앙은행 영란은행(BOE) 측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통화완화 정책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투자시장: 인플레이션 우려로 증권시장 주가지수는 떨어지고 있다. 개당 8000만원을 웃돌았던 비트코인은 19일 기준 5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금과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투자가 몰리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은?

  • 글로벌 경제회복으로 수출은 늘었다. 5월 1~20일 수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50% 넘게 올랐다.
  • 4월 물가상승률이 2.3%를 기록해 물가안정 목표선인 2%를 넘었다.
  • 정부는 21일 '물가관계차관회의'를 통해 최근 물가상승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정부 미축 원자재 물량을 할인 방출해 해결책으로 삼을 방침을 밝혔다.
  • 한국은행은 오는 27일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및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진실의 방
풀렸는데 뛰었다? 경제회복과 맞물린 달러의 위상
달러화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압도적인 통화구성비를 차지한다.

달러 가치는 지난해 팬데믹 선언 이후 줄곧 하락해왔다. 연준은 저금리를 유지하고 미 정부는 대량으로 국채를 발행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통화 완화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정책은 안 변했는데 정황이 변했다: 하지만 근래 달러 가치는 뛰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의결하며 돈을 풀고 있기에 이례적이다. 이를 상회할 만큼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빠르다는 분석이다.

달러가 '최애통화': 앞서가는 백신 접종 덕분에 미국은 소득과 소비뿐 아니라 고용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다른 경제권보다 더 빨리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기에 달러의 위상이 주목받는다.

  • 미국 국채 금리 상승도 요인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7%까지 올라 연초에 비교해 0.8%포인트가량 뛰기도 했다. 수익률이 좋아 글로벌 자본이 몰렸다.
  • 대규모 재정 지출을 내세운 미국 정부의 경제 정책도 채권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증세는 당장 어려우므로 국고 충당 수단으로 국채 발행을 늘린 것이다.
  • 달러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국제통화이기 때문에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져 가치가 올랐다.

똑똑! 국제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에 대해 더 궁금한 분은 이 자료를 추천해요.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맥주 한 잔에 2090억마르크? 독일 하이퍼인플레이션
지폐로 벽을 꾸미고 있는 1920년대 독일 사람의 모습. Photo ⓒGerman Federal Archives via wikimedia commons(CC)

1920년대 독일에서는 수백퍼센트의 인플레이션,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독일은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야 했지만 이를 낼 능력이 없었다. 독일 정부는 화폐를 마구잡이로 찍어냈고, 그 결과 물가는 1000배 이상 뛰었다.

돈의 가치가 바닥을 치자 외화 및 현물에 가치가 집중됐다. 땅이나 건물 등 현물을 지닌 소수 자산가들만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대다수 국민은 거지가 되며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신문 한 부가 7000마르크, 빵 한 조각이 800억마르크, 맥주 한 잔이 2090억마르크에 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인플레이션 우려의 또 다른 축, 중국
  • 중국은 세계 수출의 약 15%를 차지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생산 강국이다.
  • 원자재 가격 상승은 가장 먼저 물건 생산가를 높인다. 이에 따라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오르는데, 중국의 지난 4월 PPI는 전년 동월 대비 6.8%나 올랐다. 3년 반 만에 최고치다.
  • 높아진 생산가는 다시 유통업자 및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PPI 상승이 세계적 인플레이션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