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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의 속사정

세계적 자동차 반도체 부족사태, 한국 경제에 영향은?
5/1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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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석유에 비견될 정도로 막대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반도체, 그러나 자연재해와 코로나로 생산량이 줄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요. 반도체 수급난이 일어난 사정은 무엇인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칩 공급을 위해 벌어지고 있는 미중경쟁은 어떻게 봐야 하는지 똑똑과 함께 알아봐요.

키워드: 파운드리, 팹리스, 초격차

👀 한눈에 보기

  • 한파나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 국내 자동차 업체는 반도체가 없어 줄줄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 코로나로 인한 반도체 부족에 미국과 중국은 앞다퉈 자체 기술 및 생산력 확보에 나섰다.
  • 한국은 자동차와 반도체 업체가 경제의 기반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공급난과 미중경쟁은 경제에 큰 여파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 왜 중요한가?

현대판 석유 반도체🛢️

반도체는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 민간, 군용을 막론하고 전자기기의 기본 부품이다. 인공지능(AI), 5G,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주목 받는 미래 기술도 모두 반도체에 의존한다.

반도체가 부족하다📉

지난 2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이 시작된 원인은 자연재해다. 미국 텍사스주의 기록적인 한파로 차량용 반도체 기업 공장이 멈췄고 지난달에는 일본 르네사스의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한 수요 증가에 더해져 악재로 작용한다.

한국경제에 영향은💱

차량용 반도체를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한국은 자동차 공장이 멈추는 등 경제 여파를 겪고 있다. 인기 종목 자동차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큰 그림
청사진
반도체의 속사정

처음 뵙겠습니다, 반도체 님🙋‍♂️

반도체의 두 종류

반도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말하자면 '기억하는 뇌'와 '계산하는 뇌'가 나뉘어 있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 컴퓨터와 휴대폰에 들어가는 D램이 대표적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메모리를 제외한 모든 반도체. 전기 흐름을 통제해 연산, 제어 등 데이터 처리한다. 컴퓨터의 CPU, 스마트폰의 '두뇌' AP, 5G 통신 칩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 수급난이 집중된 차량용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반도체 회사의 종류

비메모리 반도체는 종류가 매우 많아 메모리처럼 한 회사가 설계와 제조를 모두 하기 어렵다. 쓰임새가 많기 때문에 시장 규모도 메모리의 두 배가 넘는다. 시장이 세분화돼 설계와 생산이 나뉘어 있는 상태다.

파운드리의 부상: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오히려 생산을 도맡는 파운드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로 급증한 반도체 수요📈

자연재해: 미국의 한파, 일본 공장의 화재 등 자연재해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문제 되는 이유는, 멈춘 공장을 다시 돌리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이다.

  • 반도체는 초정밀 공정이고 생산 환경의 적정 온도와 습도가 매우 중요하다. 사고 이전 생산력을 회복하려면 최소 2개월이 더 걸린다는 전망이다.

코로나로 전자기기 잘 팔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전자기기 수요 급증도 반도체 수급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집콕' 시간이 는 사람들이 줌 회의, 재택근무, 게임 등 여가 목적으로 전자기기를 사면서 수요가 늘었다.

수급난 언제까지?: 이번 수급난은 두 가지 원인이 중첩돼 최소 올해 중순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의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공장도 멈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완성차 공장이 세계 각지에서 휴업에 들어가고 있다. 벤츠로 유명한 다임러가 독일 내 공장 2곳의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한편, 반도체 98%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자동차 업계는 더 심각하다.

  • 공장이 멈추다: 차 한대에 들어가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수백개인데, 이 중 한개만 없어도 완성품을 만들 수 없다. 현대차, 한국GM, 쌍용차 모두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거나 아예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 생산 차질: 그랜저, 트레일 블레이저 등 인기 모델까지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고 있다. 4월부터 자동차 수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는 이유다.
  • 반도체 강국이라며?: 한국의 차량용 반도체는 98% 수입에 의존한다. 삼성과 SK가 자동차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은 이유는 마진이 낮아서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안 돼서 만들지 않는 것.
  • 없으면 만들면 안 돼?: 정부와 업계에서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 논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역량 강화나 라인 재배치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임팩트
국제적 대응과 한국의 입장은

반도체 부족 시대의 미국과 중국👊

반도체가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된 현대 경제, 미국과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오른쪽은 12일 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를 들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메이드 인 아메리카: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삼성, 대만 TSMC, 인텔 등 19개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통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에 투자를 촉구했다.

  • 반도체 동맹?: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외교 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일본·호주·인도를 포함하는 쿼드(Quad, 사자 안보 대화)의 협력 분야엔 반도체가 포함됐고, 지난 16일 미일 정상회담 발표문에도 언급됐다.

반도체도 차이나: 반도체 설계 기술은 미국에 미치지 못하고, 생산력 역시 대만이나 한국에 뒤떨어지는 중국. 지난 3월 양회에선 첨단 기술 물품을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기술력을 갖추자는 '기술 자립' 논의가 강조됐다. 과학 기술에 국가적인 공격적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온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주목된다.

이제 반도체는 안보다: 과거 강대국이 원유 생산과 통제를 위해 경쟁했다면 이제 반도체 기술력과 생산력은 미래 기술 경쟁에 핵심적인 요소가 됐다. 칩이 없으면 인공지능, 5G, IoT, 클라우드 기술이 모두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똑똑! 첨단기술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의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전기차 배터리 경쟁 추세를 살펴본 콘텐츠를 추천해요.

수급난과 고래 싸움을 지켜보는 한국의 태도🥶

반도체 부족에 발 벗고 자체 투자와 기술 확보에 나선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한국은 안녕할까.

메모리 반도체의 강자: 한국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D램의 세계적 강자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40%가 넘을 정도로 강력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고, SK하이닉스가 30%에 약간 못 미친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역습: 그러나 비메모리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마진이 낮다는 이유로 생산력을 갖추지 않은 한국에 출혈이 예상된다.

미국 생산 늘리라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를 산업 '인프라'에 비유하며 국내 생산을 강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 내 파운드리 증설 및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일자리가 빠져나간다: 반도체 생산의 해외 이전은 기회지만 손실도 있다. 반도체 업종에서 자금과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반도체 업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은 2조5000억원이었고, 일자리의 경우 자동차와 반도체를 합해 19,363개가 해외로 빠졌다. 시설 증설이 미국에 이뤄질 경우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수익이 국내 경제에 되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스탯

한국 반도체 위상 어느 정도인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점유율 세계 2위인데다가 D램 시장에선 독보적인 1위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팹리스 매출 상위 10위 기업에 한국 회사는 없다. 쉽게 말해 한국 기업은 마진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를 '편식'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걱정거리
이해관계
반도체 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

미국: 반도체 대란으로 이젠 핵심 기술을 얼만큼 국내화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인텔을 비롯해 삼성전자나 대만의 TSMC 등 미국 땅에 공장을 지어 우리에게만 반도체를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에 돈이나 기술이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은 물론이다. 국내 산업 증진으로 중산층 지지 효과는 덤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오랜 투자로 사실 이미 미국의 생산력을 앞질렀다. 기술력은 미국이 압도적이지만 이것도 시간문제 아닌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과학과 기술을 양성한 전략을 이제는 반도체에 집중할 때다.

대만: 반도체는 우리의 명줄이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는 반도체 공급이라는 중요한 변수도 깔려 있는 것. TSMC의 우월한 생산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비 투자에 힘을 아껴선 안 된다.

삼성: 반도체를 만들려면 고가의 생산 설비가 필요하다. 반도체 생산 설비 기술은 네덜란드와 일본이 가지고 있는데, 네덜란드의 ASML은 대만 TSMC의 협력업체다. 안 그래도 일본과 사이 나쁜데 반도체 설비를 구하려면 가서 무릎이라도 꿇어야 하나 싶다.

진실의 방
한국 반도체 산업, 블루칩일까 레드칩일까❓

반도체 강국의 명성을 가진 한국의 기술력은 메모리 분야에 집중돼있다. 그런데 투자를 늘려도 반도체 생산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와야 해서 자금은 해외로 빠진다. 지난해 반도체 장비 투자에 쓰인 157억달러 중 126억달러(한화 약 14조800억)가 해외로 나갔다. 게다가 반도체 산업이 발생시키는 국내 고용도 크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2018년 기준 1.60이다.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반도체 산업의 경우 일자리가 1.6개 생긴다는 말. 서비스업(9.41)이나 제조업(4.68)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가 '2030년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1위'를 목표하고 있는 가운데 얼마나 성공적일지, 그 성과가 얼마만큼 국내 경제로 유입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삼성전자, 어떻게 D램 세계 정상에 올랐나🔝

1980년대에 임직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병철 회장의 강행으로 시작된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인 D램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정상이다. 시장 점유율이 40%가 넘는다. 삼성은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아예 추격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초격차 전략을 말한다. 집중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특정 분야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미 잘하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뜻의 단어다. 그 어떤 분야보다도 첨단 기술에 연구 개발이 중요한 반도체에 특히 적용되는 방법이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대만의 TMSC, 어떻게 반도체 강자로 떠올랐나🏭

전 세계 최고 파운드리로 인정받는 TSMC는 1987년 국가 출자기업으로 시작해 민영화했다. 반도체 설계만 담당하고 생산을 외주 주는 팹리스 전환이 트렌드였던 시기에도 파운드리 외길을 걸었다.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장비는 생산량이 정해져 있어 장비를 구하고 싶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데, TSMC의 경우 2021년에 60대, 삼성전자 28대로 압도적인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