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왜 이렇게 복잡한가요??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만큼 중요한 미국 경선 뽀개기

미국 대통령 후보 선정이 한창입니다. 대한민국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꼭 알아야 하는 상식 미국 경선 방식, 오늘도 똑똑과 함께하세요.

USA primary election: 미국 경선 이해하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공화당 후보는 현재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확실시되고(있고, 민주당은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와 중도를 자처하는 조 바이든의 2파전 양상으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누가 미국 대통령에 임명되는지에 따라 한국은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오늘 똑똑에서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주둔비와 북핵 문제 해결 등 대한민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프라이머리(Primary) vs 코커스(Caucus)

미국 대통령 후보를 고르는 절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라이머리(Primary)와 코커스(Caucus)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둘 다 투표를 통해서 대통령 후보를 뽑는 과정이지만 이면에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라이머리는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선거와 비슷합니다. 사람들은 특정한 날짜에 투표소에 가서 줄을 서고 비밀 투표를 합니다. 투표자들은 미리 후보를 정하고 투표 장소로 향합니다. 100% 익명 투표를 보장하기 때문에 후보자에게 투표할 때 사회의 평판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코커스는 한국의 선거 시스템과는 약간 다릅니다. 코커스는 체육관이나 큰 타운홀 같은 곳에서 공개 토론을 하여 자신이 투표할 후보자를 정하게 됩니다. 먼저, 자신이 투표하고 싶은 후보를 밝힙니다. 그 이후에 코커스가 벌어지는 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공개 토론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습니다.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지만 다른 투표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고 투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코커스는 행정적‧시간적인 문제로 인하여 대통령 경선에서 인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2016년 경선 때는 16개 주에서 코커스를 채택했지만 현재는 3개 주만이 이 방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아이오와에서 기술적인 문제로 코커스의 한계를 보여 줬고, 다음 경선에는 더욱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Closed Primary? Semi-closed Primary? Open Primary?

프라이머리의 종류에 따라 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달라집니다.

(1) 제한 예비 선거(Closed Primary): 등록된 당원만이 투표를 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정당의 후보를 뽑을 때, 정당의 색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2) 반 제한 예비 선거(Semi-closed Primary): 등록된 당원뿐만 아니라 어느 당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유권자가 여러 정당 중 한곳에 투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중도 유권자의 의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민심을 잘 반영하는 시스템이라고 평가됩니다.

(3) 완전 국민 경선(‘경선’에 ‘선거’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Open Primary): 선출권을 당원에만 국한하지 않고 일반 국민으로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정당의 후보를 국민들이 직접 뽑을 수 있어 개방형 국민형 경선제라고 불립니다. 장점으로는 국민의 선거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폐쇄적 정당 구조가 민주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 높은 지지율을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 정치가 어려워진다는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Delegate? Super Delegate?

미국은 시민들이 직접 후보자에게 투표를 하는 형태가 아니라 시민들이 후보자를 뽑은 델리게이트(delegate)를 뽑는 형태입니다. 특정한 후보를 지지하는 델리게이트를 뽑는다면, 그 델리게이트는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의 뜻에 따라서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게 됩니다. 델리게이트가 마지막에 자신의 의견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정당의 지도부 또는 전대 대통령 등으로 구성된 슈퍼 델리게이트(Super delegate)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전체 델리게이트의 20% 정도의 비율로, 일반적으로는 유권자들의 요구를 따르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로 선택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확실한 승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델리게이트와 슈퍼 델리게이트가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선정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모든 주가 똑같은 숫자의 델리게이트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의 규모가 크다면 더 많은수의 델리게이트를 부여받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적으로 작은 주인 아이오와는 41명의 델리게이트를, 큰 규모를 자랑하는 플로리다는 219명의 델리게이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요약해서 말하자면, 코커스 또는 프라이머리를 통해서 얻은 델리게이트의 수에 따라서 공화당 또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각 주의 경선에서 뽑힌 델리게이트들이 전당 대회(party convention)에서 자신이 부여받은 권리에 따라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게 됩니다.

델리게이트 제도가 시작된 이유?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국민들을 100% 믿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국민들이 대중 영합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국민들의 힘을 제어하기 위하여 델리게이트라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델리게이트들이 국민들의 요구에 반하여 트럼프가 아니라 힐러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델리게이트들은 유권자의 의견을 거스르지 않았습니다.

미국도 처음부터 국민들이 당의 대통령후보를 선출했나요?

처음에는 몇 개의 주를 제외하고는 프라이머리와 코커스가 사용되지 않았으며, 당 대표들이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1968년에 프라이머리를 사용했던 주에서 젊은 민주당원들이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후보에게 투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베트남 전쟁을 찬성하는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정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민주당원들은 분노를 표출하였고, 이후 민주당은 모든 주에서 프라이머리 또는 코커스를 통하여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공화당도 이를 따르면서 현재의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아이오아 코커스와 슈퍼 화요일

미국의 경선에서는 아이오아 코커스에서의 승자가 누군지 그리고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에서 누가 승자가 되는지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1) 아이오아 코커스

미국 각 주의 경선은 같은 날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각 주의 사정에 따라 일정이 변경되는데, 제일 먼저 경선을 시작하는 주가 아이오아입니다. 아이오아 코커스의 결과에 따라서 후보자가 경선 레이스에서 탈퇴하기도 하고 여론이 바뀌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6년 공화당 경선에서 아이오아 코커스가 끝나고 12명 중 3명의 후보자가 경선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또한, 2008년 힐러리와 오바마의 경쟁에서 힐러리가 오바마다보다 20% 정도 더 높은 지지율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이오아 코커스에서 오바마가 승리하고 나서 지지율이 역전되었습니다. 뉴햄프셔는 프라이머리를 실행하는 주중에 가장 먼저 경선을 시작합니다. Vox에 따르면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는 다른 주보다 미국대통령 후보 선정에 6배나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고 합니다.

단점

이들이 다른 주보다 경선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특히 아이오와와 뉴햄프셔는 미국의 인구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두 주 인구의 90% 이상이 백인입니다.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주가 6배나 더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 주가 제일 먼저 코커스를 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이오와는 투표를 집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순한 이유였고, 뉴햄프셔는 주법에 제일 먼저 프라이머리를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장점

하지만 경선을 이른 시기에 실시하는 주가 있다는 것은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경선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다면, 후보자의 유명세와 자본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아이오와는 주 안에서의 접근성도 뛰어나고, 미디어 광고비도 다른 주에 비해서 저렴한 편입니다. 오바마가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던 것처럼 유명세가 조금 떨어지는 후보자가 아이오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면, 이후에 다른 주의 경선에서 선전할 수 있는 발판이 생기게 됩니다.

둘째로,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이 끝나고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후보들이 경선 경쟁에서 사퇴하면서 사표를 막을 수 있습니다. 12명의 후보를 두고 한번에 투표한다면, 그만큼 대량의 사표가 발생하게 될 것이고 이는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

슈퍼 화요일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예비 선거가 열리는 날로 전체 델리게이트의 3분의 1 정도가 이날 결정이 납니다. 가장 많은 수의 델리게이트를 정하기 때문에 슈퍼 화요일이 경선 레이스에서의 변곡점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2020년 예비 선거에서의 슈퍼 화요일은 3월 3일이었습니다. 슈퍼 화요일 전에는 버니 샌더스 후보가 강세를 보였지만 조 바이든 후보가 슈퍼 화요일에서 버니 샌더스 후보를 이기고 경선을 리드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경선 제도는 복잡하지만 매우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 똑똑이 준비한 기사를 읽고 더 쉽게 이해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