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처벌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나요?

사법정의의 핵심 원칙 이해하기!

사회계약론을 기반으로 한 현대 국가는 합당한 사법정의를 실현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주 똑똑 상식에서는 현대 국가의 사법정의를 크게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와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로 나누어 알아보겠습니다.

⚖️ 현대 국가의 사법정의

현대 국가에서 범죄자를 처벌하는 사법제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회의 안녕과 국민의 안전은 국가 번영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회계약론을 기반으로 한 현대 국가가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보복을 제한하는만큼, 국가는 합당한 사법정의를 실현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주 똑똑 상식에서는 현대 국가의 사법정의를 크게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와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로 나누어 알아보겠습니다.

사법정의의 목적 4가지

응보적 정의와 회복적 정의를 알아보려면 사법정의의 목적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사법 정의의 4가지 목적

1️. 보호 (protection):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여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합니다.
2️. 갱생 (rehabilitation): 범죄자의 반성 및 교화에 중점을 두며 형을 마친 이후 새로운 삶을 살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3️. 응징 (retribution): 범죄자가 사회에 해를 끼친 행위 그 자체에 대한 처벌입니다. 예전의 처벌은 눈에는 눈(an eye for an eye)의 성격이 강했다면, 현대의 처벌은 죄의 정도에 비례하여 형량을 선고합니다(proportional punishment).
4️. 예방 (deterrence): 범죄자가 받는 형벌을 지켜본 잠재적 범죄자들이 형을 두려워하여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효과입니다.

위의 사법정의 목적들은 서로 관련되어 있어, 한 가지가 강조될 때 다른 목적의 실현효과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응징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더 무거운 형벌을 내리면, 예방의 효과는 커지겠지만 감옥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대우로 인하여 갱생의 효과는 작아집니다. 반대로 갱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더 가벼운 형벌을 내리면, 예방의 효과는 떨어지게 되고 또한 여론 또는 피해자들의 공분을 살 수도 있습니다.

⚔️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

응보적 정의는 더 강한 처벌이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든다는 믿음에서 비롯합니다. 이는 보편적인 사람이 공포와 고통을 가장 쉽게 느끼며,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을 싫어한다고 가정합니다. 범죄자들에게 무거운 형벌을 내려 범죄자들이 처벌을 두려워한다면, 자연적으로 범죄자들의 숫자는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또한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을 앞세워, 경범죄가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경범죄에도 비교적 무거운 형을 선고합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
깨진 유리창 이론은 자동차 또는 건물의 유리창이 깨진 상태로 내버려둔다면, 범죄를 저질러도 괜찮다는 심리를 유발하여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실례로 1994년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는 지하철 내의 모든 낙서를 지우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쓸모없는 일이라고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낙서를 다 지운지 90일 만에 범죄율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1년 후에는 30~40%, 2년 후에는 50%, 3년 후에는 무려 80%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응보적 정의에 방점을 둔 사법체계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미국이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1980년대부터 많은 사람들을 감옥에 보냈고,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약 운반책과 같은 비폭력 범죄자들도 감옥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의 주요 형벌정책으로는 삼진아웃제도(똑같은 범죄를 3번 저지르면 더욱 긴 기간동안 수감하는 제도), 무관용 원칙(사소한 규칙 위반에도 관용을 베풀지 않는 정책: 1994년 줄리아니 뉴욕시장과 브래튼 뉴욕 경찰국장은 “가벼운 범죄라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를 선포) 등이 있습니다.

응보적 정의의 실효성에 대한 시각은 엇갈립니다. 2014년 미국국립과학아카데미에서 발표한 "미국에서의 투옥의 성장 : 원인과 결과의 탐색" 리포트에 따르면, 긴 시간의 수감생활은 그리 유의미한 예방 효과를 갖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옥은 사회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중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범죄자를 감옥에 격리한다면, 잠재적 피해자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미시간 주는 역사적으로 낮은 범죄율을 기록하는데, 1970년대에 비해서 3배가 넘는 사람을 감옥에 가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응보적 정의가 효과가 없다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

회복적 정의의 관점에서는 범죄자를 범죄를 저지른 사람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북유럽의 사법정의 체계를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만약 범죄자에게 강한 처벌을 내린다면, 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범률을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범죄가 일어나는 이유를 범죄자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국가에서 제공한 교육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는 국가 교육 체계의 실패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가는 교육 실패의 책임을 범죄자 개인에게 떠 넘길게 아니라, 치료 및 재교육을 통해 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의 감옥을 살펴보면 형벌적인 성격보다는 치료 및 재교육을 위한 시설이 눈에 띕니다.

🎈정리

정의 실현을 위해 두 가치가 사법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 모두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가지 모두 사회의 정의 실현 및 안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정답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이는 모든 민주국가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