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생각의 범위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오버톤 윈도우’

미국대선이 한창입니다. 공화당 측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고, 민주당 측은 버니샌더스, 앨리자베스 워렌, 피트 부티지지 그리고 마이클 블룸버그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의 특징은 버니 샌더스나 앨리자베스 워렌처럼 본인이 사회주의자라고 이야기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많아 진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본인이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것을 특별히 경계 했으며 적극 부인했습니다.

확실히 8년전에는 극단적으로 보이던 아이디어는 이제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에 똑똑은 대중들은 어떤 방식으로 극단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 오버톤 윈도우(Overton Window)?

어느 사회에서나 극단적인 생각은 존재합니다. 정치인이 대중이 극단적이라고 믿는 생각을 내세우면, 그 정치인은 금방 인기를 잃게 됩니다. 그래서 정치인 다수는 추진하는 정책에 있어 편향성을 의식하고 최대한 중도에 가까운 방향을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국민 대부분이 시장경제 기반 민주 사회 형성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정책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국민의 시선도 이러한 가치에 맞춰 있습니다. 이러한 사상적 기반에 위배되는 시도는 우리 국민을 민감하게 만들며  여론에 비난을 받기 일쑤입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대중의 다수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문제에는 크게 공감하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거론한 거래허가제 같은 정책은 중도에서 반 시장 정책으로 인식하고 크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대중이 허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의 범위를 우리는 ‘오버톤 윈도우‘라고 합니다.

아래 그림의 초록색 상자 안에 있는 정책 범주는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의 범위 즉 ‘오버톤 윈도우’를 의미합니다.

가운데 위치한 오버톤 윈도우가 우측의 편향성이 인지된 생각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극단에 있는 상식에서 벗어난 주장을 제안하면서 대중이 느끼는 토론의 범주를 넓힌다.

생각의 이동

사회 변화를 위해 정치 집단은 오버튼 윈도우를 옮기며 정책 실현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버튼 윈도우는 어떻게 옮길 수 있을까요?

1️⃣ 오버톤 윈도우는 사회에 큰 위기가 도래했을 때 위치가 변화합니다.

사회가 큰 위기에 직면하면, 대중은 중도적인 성향의 정책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극단적이라고 생각하던 정책을 수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1997년 한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 했을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사항에 따라 정리해고 방침이 대대적으로 소개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대중에게 정리해고는 극단적인 정책으로 기업 및 정부 입장에서 실행하기 어려운 전략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취업을 하면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확고해 이런 지지 기반을 무너트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맞이한 정책적인 변화로 많은 국민이 직장을 잃었고 이후 현재까지 정리해고는 기업이 위기에 빠져 있을때 시행되고 허용되는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지되고 있습니다.

비슷한 예시를 미국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9/11테러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미국은 개인의 사생활을 정부가 감찰하고 이민자를 무단으로 감금하고 심문할수 있는 애국자 법(Patriot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인권 침해 요소가 다분한 이 법안은 당시 미국 사회의 충격 속에 저항은 있었지만 통과가 되어 이후 많은 논란을 야기 시켰습니다.

2️⃣ 지속적인 인식 확산 캠페인 및 사회 운동 통한 점진적 변화도 오버톤 윈도우를 이동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의 핵심은 대중의 인식을 바로 바꾸지 않고 교육과 노출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시간을 가지고 변화를 이루어 내는 방법입니다.

성소수자의 권리를 예시로 보겠습니다. 성소수자의 권리 향상은 차별없이 일반 개인과 같은 조건에서 경제 및 사회적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법과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해서 단계적인 인식 변화보다는 그동안 사회에서 부정적인 인식 속에 있던 동성 결혼에 대한 토론을 활성화 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성소수자에게 결혼을 허용해주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대중 여론을 정치 및 사회 토론의 프레임에 가두고 점차적인 인식 변화를 위해 기다렸습니다.

성소수자에게 결혼할 권리를 주는 생각에 대중이 익숙해지면, 성소수자 자체를 인정한 조건 속에 결혼 허용이라는 구체적인 토론의 관점으로 쟁점이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성소수자에게 결혼할 권리 부여를 위한 사회운동이 예전부터 계속되어 왔기 때문에, 성소주자 자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확산하고 점차 결혼할 권리까지 허용되었습니다. 물론 연방 정부 차원이 아닌 몇몇 주에서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그런 인식 및 대중 여론이 부족해 아직도 성소수자의 권리는 아주 낮은 위치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홍석천을 예를 들어 점차적인 인식의 변화는 틀림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의 좌우도 비슷합니다. 한국에는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당이 없기 때문에 정의당이 극좌로 평가되지만, 독일의 경우  사회주의 통일당의 존재로 인해, 한국보다 더욱 급진적인 정책안이 입법 과정에서 많이 제안됩니다. 독일에는 세입자 보호 정책이 한국에서는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정책으로 비판을 받는 이유가 한국 대중에게 인식되는 오버톤 윈도우의 위치가 독일 대중의 오버톤 윈도우보다 우측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3️⃣ 대중의 오버톤 윈도우는 정치적 리더십 또는 인물에 영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사람의 의견은 논리적인 사고로 정해지기도 하지만, 특정 정치인의 리더십 및 영향으로 대중의 인식 변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를 들면, 후보 시절 논란이 되었던 여성 혹은 이민자에 비하 발언은 이전 대선 후보간의 토론 및 정쟁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이를 지지한 일부 대중과 이에 익숙해진 반대 여론 마져 일상화 된 언론의 노출 속에 둔감해지는 효과를 봤습니다.  

똑똑 정리

오버톤 윈도우는 사실 널리 알려진 개념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Door in the Face Psychology라는 개념이 있는데, 협상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다 조금 낮춰서 협상을 시도하면,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오버톤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는 사명감과 옳은 생각만으로 가져올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각을 심고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똑똑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