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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인간 실험

도쿄 올림픽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까

👀 한눈에 보기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프로야구 관중을 최대 정원까지 허용해 코로나19 대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실증 실험을 하고 있어 논란이다.

실험의 개요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시행되는 것보다 많은 관람객을 입장시킨 후, 입장객 동선, 마스크 착용 비율, 혼잡도 정보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분석하는 것이다.

  • 경기장 안은 물론, 매점, 화장실, 인근 전철 역과 공원 등지에 고해상도 카메라 설치
  • 영상 정보로 마스크 착용 비율 기록, 관중 이동 동선 기록
  • 화장실과 매점의 혼잡도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실험
  • ‘육성 응원’이 안전한지 검증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측정기, 풍향계, 비말 농도 측정기 설치

한꺼번에 수만명의 관람객이 모여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는 만큼 “사실상 인체실험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연일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에디터의 노트

왜 중요한가? 🔥

코로나 사태 초기에는 각국 정부마다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입장이 제각기 달랐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며, 최대한 사람 간 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수렴했다. 백신 개발에 진전이 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을 강조하는 한국의 입장에선, 일본에서 진행되는 야구장 관객 대상 실험은 가히 충격적이다.

2021년으로 미뤄진 도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주최하려는 의지가 넘친건 아닌지, 일본 정부의 결정이 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으로 이어지는 건 아닐지, 그리고 이번 실험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큰 그림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대규묘 인간 실험?

일본의 ‘코로나와 함께(with corona)’ 정책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강수를 놓았다. 코로나19의 대응책으로 방역 수칙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행, 스포츠 경기 관람, 식사 등 사람 간 접촉이 불가피한 상업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을 핀것이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면서도 시행되는 모순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 7월부터 정부가 여행 경비를 최대 50% 지원하는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 정책 시행, 지난달부터 대상 지역에 도쿄를 포함
  • 위 정책을 이용해 여행한 인원은 10월 중순까지 3138만명
  • 9월부터 스포츠 행사에 대한 규제 대폭 완화, 1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의 경우 정원의 50%까지 입장 가능
  • 대화가 없는 공연장과 전시회장은 최대 정원 입장 가능
  •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면회 제한 해제
  • 10월부터 외식 경비를 지원하는 ‘고 투 이트(GO TO EAT)’ 정책 시행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인간 실험?

이번 달에 벌어진 대규모 야구장 실험도 이러한 방침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정부는 스포츠 경기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 실외 경기장인 요코하마 스타디움과 실내 경기장인 도쿄돔의 야구 경기를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에 각 구단 측이 티켓 값을 35% 할인하고 유니폼 증정 행사까지 벌이며 발을 맞췄다.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야구 경기가 열린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는 사흘간 7만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모였고, 이번 달 7~8일에 벌어진 도쿄돔의 야구 경기에는 이틀간 6만명이 넘는 인원이 밀집했다. 심지어 빈 자리가 있어도 실험 목적을 위해 경기장에 들어선 관중들은 대부분 좌석을 붙여 앉아야만 했다. 결국 이 두 경기장은 거대한 인간 대상 실험장이 된 것이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지붕이 없지만, 도쿄돔은 지붕이 있는 실내형 경기장이라서 상대적으로 환기가 취약해 더욱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영국에서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80% 이상 비어있는 경기장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허용한 경우에도 주변 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비율이 늘었다고 한다. 이번 실험의 결과는 다르길 희망할 수 밖에 없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

11월 24일까지 일본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일 연속 2000명을 넘으며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제3차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리고 최근 급격한 증가세는 공교롭게도 요호하마 스타디움과 도쿄돔에서 벌어진 대규모 실험으로부터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로 알려진) 2주 후에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야구장 실험의 결과에 대한 정보 (확진자 수) 공개를 일절 안하고 있다.

자료 제공: World in Data, 데이터 제공: 유럽 질병관리본부

다행히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 숫자는 1900명대로 전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한 주 사이에만 코로나19로 인한 입원자 수가 32% 증가하며 병상이 부족한 지역이 많아졌다. 일본의 의료 체계가 위기를 맞이했다는 걱정이 불거지면서, 스가 총리는 코로나19 감염상황을 4단계 중 가장 높은 경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청사진

이슈와 임팩트
스탯
숫자로 보는 이야기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추이

자료 제공: World in Data, 데이터 제공: 유럽 질병관리본부

실험 규모

현재 일본의 대형 스포츠 경기장에는 관람객을 정원의 50%까지만 입장시키고 있는데 이번 실험을 위해 더 많은 관중의 입장을 허용했다.

요코하마에서 첫 실험: 실외 야구장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첫번째 실험에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간 7만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모였다. 실험 첫날에는 정원의 51%가 입장했고 둘째 날은 76%, 마지막 날에는 경기장 수용 인원의 86% 수준인 2만7850명이 입장했다.

도쿄에서 두번째 실험: 최근에는 지붕이 있는 실내 야구장인 도쿄돔에서 수용 인원의 80%를 입장시켜 하루에 최대 3만4천명에 육박하는 관중이 모였다.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가 절실한 이유

2013년, 선정 당시 예산안: 73억 달러 (약 8조 원)

2018년, 정부 감사 추정 예산: 250억 달러 (약 28조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림픽이 미뤄지면서 추가된 예산: 27억 달러 (약 3조 원)

결국 도쿄 올림픽의 예산 추정치는 277억 달러(약 31조원)로, 이는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까지 가장 비싼 대회였던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예산은 149억 달러(약 16조 원)에 달했다.

일본 시민의 여론은 싸늘하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4%는 올림픽이 다시 미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33.7%는 아예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응답자의 44%는 관중 없이 경기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올림픽의 성공적 주최를 위한 희생은 어디까지?

올림픽을 주최하느라 거덜나는 국가 예산

올림픽은 전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하게 100% 확률로 예산을 넘기는 대회로 유명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주최한 러시아는 대회 비용을 포함한 이자 및 시설 유지비로 인해 매년 1조3000억 원의 세금을 무기한으로 쓰고 있다.

그래서 전혀 놀랍지 않게도, 2020년에 열리기로 계획된 일본의 올림픽 예산안은 2013년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비싸졌다. 선정 당시 예산은 73억 달러(약 8조 원)였지만, 2018년 정부 감사로 밝혀진 금액은 3배 이상 늘어난 250억 달러(약 28조 원)였다. 그리고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당연히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일본 정부, 그리고 다수의 스폰서 기업은 대회가 미뤄지면서 치뤄야할 비용을 지불하기 꺼렸지만, 팬데믹 상황에 어쩔 수 없었다. 2021년으로 대회가 미뤄지면서 일본 정부는 최소 27억 달러(약 3조원) 이상을 추가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이로써 도쿄 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비용이 든 올림픽이 될 예정이다.

성공적인 (관람객이 많은) 개최가 절실하다

대회 비용을 세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일본 시민은 이러한 상황이 달갑지 않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4%는 올림픽이 다시 미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33.7%는 아예 취소해야 한다고 했으며, 44%는 관중 없이 경기가 진행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최 측은 관객이 절실한 입장이다. 과거에도 올림픽 위원회는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고 비어있는 관중석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은 경우가 있다. 중계권료로 들어오는 수익은 대체로 늘었지만 지역 상권이 기대하는 수익도 있기 때문에, 관람객이 많지 않으면 도시가 큰 비용을 치루면서 올림픽을 주최할 인센티브가 줄어든다.

도쿄는 본래 올림픽을 보러오는 해외 관광객으로부터 14억 달러(1조5천억 원), 그리고 내수 시장 활성화로부터 38억 달러(4조2천억 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관람객 문제는 증폭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일본 정부가 절실한 심정으로 야구장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개최는 망상?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 개최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그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해도 올림픽 개최는 코로나 상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은 도시 봉쇄가 다시 시작되면서 올 12월 계획된 레슬링 세계선수권 대회가 중단됐다.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프로농구(NBA)는 안전하게 리그를 진행하기 위해 관중 없이 선수와 스태프를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시설에서 지내게 했으며, 다가오는 테니스 호주오픈도 비슷한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일본 정부는 관중을 얼마나 수용할지, 해외에서 오는 관중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내년 봄에 결정하기로 했다.

진실의 방: 팩트 체크
말말말
야구장 실험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지금까지 반대를 계속해왔지만, 최악의 타이밍에서 실증실험 ... 이제 할 말이 없다”
가와카미 고이치 국립유전자 연구소 교수
“현재 감염자가 계속 나오는 등 ‘제3파’의 입구에 해당되고, 독감이 동시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시기가 좋지 않다 ...올림픽 개최 시한이 임박한 것은 알지만 감염이 확산될 경우 올림픽 자체가 어렵다”
하마다 아쓰오 도쿄의대 교수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실험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실험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은 종종 ‘집단면역 전략’으로 불린다. 인구 일정 수준 이상이 면역을 갖추는 방식으로 감염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도록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봉쇄 없이 상점, 식당, 실내외 체육시설을 그대로 열어놓았고 중학교 아래로는 휴교 조치도 하지 않아서 방역당국이 집단면역을 추구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우선, 스웨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 설계자로 알려진 수석 역학자 안데르스 텡넬(Anders Tegnell)이 공식적으로 집단 면역 전략을 주장한 적은 없다. 그러나 전임자 요한 기세케(Johan Giesecke)와 지난 3월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텡넬이 집단 면역을 통해 감염확산이 멈출 것을 기대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나아가 언론과 인터뷰에서 5월 말까지 스톡홀름 인구의 40%가 코로나19에 면역을 갖게 될 거라고 말했다. 스웨덴 보건부도 이와 비슷하게 5월 1일까지 스톡홀름 인구의 3분의 1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것라는 추정을 내놨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연구 결과 실제로는 스톡홀름 인구의 7.3%만 코로나19 항체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텡넬은 집단 면역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그는 7월 이후 스웨덴 감염자수 감소가 나타난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면역을 가진 사람의 증가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전체 스웨덴 인구의 20% 또는 30%가 면역을 가지고 있어서 그러한 감소가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6월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5월말까지 스웨덴 인구의 6.1%만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집단 면역 시도는 실패했다. 안데르스 텡넬도 인정했듯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 스웨덴의 인구 수는 대한민국의 5분의 1이지만, 사망자 숫자는 6500명으로 13배 가량 많다. 특히 사망자 중 90%가 70살 이상 고령자이고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요양시설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하겠다는 정책 목표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한마디: 집단 면역 기대는 망상

7월, 마이크 라이언 (Mike Ryan)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집단면역을 목표로 삼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질병을 통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현재 상황에서 용납할 수 없는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10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Tedros Adhanom) WHO 사무총장 역시 "집단면역이 역사상 감염병 대응 전략으로 사용된 적 없으며, 선택 가능한 사항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집단면역은 백신 접종에서 사용되는 개념으로, 백신 접종 인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경우 사람들을 특정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니까 집단면역은 사람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 달성되는 것이지, 위험에 노출해서 얻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때 참 괜찮았지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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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방울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