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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은 성인용 전신인형을 말한다. 주로 실리콘이나 TPE로 만들어지며 성인과 비슷하거나 약간 작은 크기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무게도 20~60kg 사이다. 사람과 매우 닮아 언뜻 보면 구별하기 어렵다는 의미에서 리얼돌이라 이름 지어졌다. 주로 성적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인형 놀이의 기능도 수요가 높다. 전 세계 리얼돌 중 70%가 중국산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궈왔던 리얼돌에 관한 판결이 2021년 1월에 또 나왔다. 법원은 리얼돌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음란물이 아니라 성기구라고 판단했고, 따라서 김포공항 세관의 수입 보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즉, 리얼돌은 성기구이니 수입이 정당하다는 것. 이 판결은 2019년에 인천공항 세관을 대상으로 리얼돌 수입업체가 낸 소송에 대해 수입 적합 판정을 내린 대법원의 판결과 일관적이다. 현재 리얼돌과 관련한 법률은 관세법이 유일하며, 몇 년 전부터 제기돼왔던 다양한 악용 가능성이나 아동 형상의 리얼돌에 대한 규제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 '사적 공간에서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수입 적합 판정을 내린 대법원의 논리와는 달리 리얼돌은 지난 몇 년간 공적 공간에 계속 출현했다. 국정감사장에 나타나는가 하면, 2020년 12월에 열린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 전시에 리얼돌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고 있기도 하다. 잊을만하면 계속 뉴스에 신문에 출현하는 리얼돌. 코로나로 특수를 맞은데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섹스 로봇 논쟁으로 이어질 전망인 리얼돌 논쟁을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똑똑! 2021년 1월 리얼돌 수입 허가 판결을 계기로 리얼돌 논쟁의 현주소를 짚어본 콘텐츠를 추천해요!
논리
리얼돌에 찬성하는 이들은 리얼돌이 인간과 명확히 구분이 가능하며 의지나 감정을 갖추지 않은 도구일 뿐이라는 입장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몸을 가진 동물이고, 거의 예외 없이 성적인 특질과 욕구 또한 갖추고 있다.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의 '자위행위'는 문제가 안 된다. 특히나 성 엄숙주의가 팽배한 한국에서 개인의 성적 자유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게다가 리얼돌은 도구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해 성적 욕구를 해소하거나 외로움을 위로하는 행위는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자료
시사저널
논리
성적 자유가 중요하긴 하지만, 리얼돌이 여성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면 그 자유를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리얼돌은 여성 신체를 아름다움이나 매력의 기준으로 사물처럼 재단하고 해체하여 사물에 투사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리얼돌은 여성의 몸을 둘러싼 사회의 획일적이고 폭력적인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 리얼돌은 마르고 늘씬한 데다가 피부색이나 얼굴 형태 등도 과장된 여성의 형태를 띤다.
여성 신체의 획일화가 문제 되는 이유는, 리얼돌이 '이런 몸이 정상적인 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리얼돌이 실제 여성을 지칭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메시지는 힘을 가진다. 이 외에도 인격권 및 초상권에 대한 더 구체적인 문제 제기도 있다.
논리
리얼돌은 일부 개인이 사적 영역에서 사용하는 성기구다. 사회 전반에 걸친 미투 운동이나 N번방 등의 성폭력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지만, 리얼돌은 이러한 문제들과 관계가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행복추구권은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또 자신의 인격을 침해하지 않도록 원칙적으론 사적 행위에 대한 정보를 통제할 권리도 있다.
혹자는 리얼돌이 청문회장이나 코로나19시대의 야구 경기장 등에 등장하는 일이 '리얼돌은 사적으로 소비되는 물건'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증사례로 본다. 그러나 사적으로 사용되는 다른 섹스토이도 영화, 드라마 등의 대중문화에 등장한다. 사람들의 눈 앞에 드러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리얼돌이 성폭력 사건이나 문화와 연관이 있느냐는 것인데, 리얼돌 사용이 성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사례는 아직 없다. 오히려 리얼돌 '체험방'이나 구매 및 소유를 통해 성적 욕구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논리
앞서 언급했듯이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를 이상화하고 대상화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여성의 몸을 둘러싼 정치 현장에서, 여성과 매우 흡사한 형태의 전신 인형을 성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사회에 아직 남아있는 성폭행이나 N번방 등 각종 성문제와 연관된다.
리얼돌 허용은 많은 이들에게 사회의 산적한 성문제가 '괜찮다'고 정당화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여성이 사용하는 성기구는 남성 신체 전신을 묘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데 반해 리얼돌은 보통 여성형이고, 게다가 여성 전신형이다.
왜 비현실적으로 '이상적인' 형태의 여성 신체를 본따 만든 물건으로 성적 욕구를 해소해야 하는가? 각종 성폭력 사건과 왜곡된 성문화에 저변에 놓여있는 여성에 대한 지배와 억압 욕구가 리얼돌에 반영된 것은 아닌가? 리얼돌 합법화는 '여성의 신체를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징, 그리고 은유로서 리얼돌이 일종의 '트리거'로 작용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많은 여성은 사회가 성폭력과 같은 문제에는 무관심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여성 신체를 본따 만들어 지배하고 성 욕구 해소로 사용하는 리얼돌은 괜찮다는 일부의 의식에 비판적이다.
자료
논문
논리
리얼돌은 장애인, 노인을 포함해 현실적인 이유로 반려인을 만나기 어렵거나 그럴 의지가 없는 이들에게 성적 만족감을 추구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줄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같은 해외에서는 성행태 개선을 위한 치료 요법이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리얼돌을 일종의 치료 요법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일부 리얼돌 사용자들은 외로움을 위로하는 데서 그 기능을 찾는다. 인형에게 이름을 붙이고 이야기를 부여한다던가, 다양한 방식으로 감정을 투사하는 경험에서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여성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터부시되고 어색한 남성들에게 일종의 '인형 놀이'와 같은 창구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자료
The Guardian
논리: 악용 가능성
리얼돌 생산업체가 아동·청소년·연예인·지인을 본떠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현행법은 '리얼돌'에 대해 구체적인 규제를 하고 있지는 않다.
추후 지인이나 아동·청소년을 본떠 만든 리얼돌의 형상에 대한 처벌규제가 생기더라도, 사후적이고 느린 사법 정의의 성격상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논리: 성범죄와 연관성
리얼돌이 여성 신체에 대한 지배욕을 자극하거나 정당화한다면, 사용이 성범죄 욕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 유튜브에는 리얼돌을 분해하거나 가학적인 성행위를 하는 영상들이 있다.
자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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