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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상반기 신규채용, 앞으로 전망은?

찾아보기 힘든 정기공채, 고용시장 변화하나
4/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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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대학에서는 새 학기가 시작되고 기업에서는 공개채용 소식이 들려오는 3월. 봄을 맞아 설레는 마음은 비단 포근한 날씨 때문만은 아닐 텐데요. 그러나 올봄 들려오는 소식들은 마음 한구석을 시리게 합니다. 대학은 정원 미달로 울상짓고 상반기 공채시장은 더욱 좁아진 문턱을 알려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적신호가 켜진 2021 상반기 신규채용 상황, 그 이유와 전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한눈에 보기

  • 대기업, 금융권에서 신규채용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시기, 규모, 진행 여부 등이 불투명하다.
  •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이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 금융권에서는 상반기 채용을 일부 시작했다. 금융권 공기업의 채용 인원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은 채용 인원을 줄이거나 신입 공채를 망설이고 있다.

🔥 왜 중요한가?

어디선가 뽑긴... 뽑는 거죠?

올 상반기 신규채용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 지난해와 비교해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이 22.3%p 상승했다.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이 51.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에는 경직된 고용 상황, 원하는 인재 확보의 어려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꼽혔다.

  • 계속되는 불경기에 금융권 공채 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대로 창구 인력 등 대면이 필요한 직군 수요가 줄은 점도 요인으로 지목된다.
  • 공공기관 신규채용도 줄었다. 지난 4일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공공기관 신규채용 청년의 숫자는 전년 대비 2만8000여명에서 6000여명이 줄어 20%가량 감소했다.

더 좁아진 취업의 문

  • 그때는 공채란 게 있었단다: 10대 그룹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신입공채를 한 곳은 삼성, SK, 롯데, 포스코 4곳에 불과하다. 그 전해는 9곳이었다. LG, KT 등의 대기업도 지난해 수시채용으로 전환했다. 통상 상반기 신규채용을 진행했던 신한, 우리은행도 지난해 수시채용을 택했다.
  • 뭔 바이러스까지 나서서 취업길을 막냐: 코로나19가 하늘길을 막아 놓은 상태에서 항공사들은 채용을 꿈도 못 꿨다. 하늘길이 막혔으니 해외 취업길도 막혔다.

똑똑! 혹시 해외취업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한눈에 보는 해외 25개국 취업정보' 자료를 열람하길 추천해요. 더 상세한 자료도 있어요.📝

큰 그림
청사진

여기서 뽑긴 뽑아요

상반기 신규채용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4대 기업 중 유일하게 그룹 단위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의 신입채용이 곧 시작된다. 채용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이다.

  • 채용설명회 스트리밍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카카오TV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인사담당자와 현직자들이 회사의 비전과 복지, 지원 팁 등을 전한다.
  • 고용 창출은 기업의 본분입니다: 지난 1월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옥중에서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포스코,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LG디스플레이 등도 신규채용 소식을 알렸다. 5대 은행 중에서는 NH농협만이 유일하게 상반기 신규채용을 진행했다.

수경언...니? 채용시장 트렌드 '수시' '경력직' '언택트' '인턴'

얼어붙은 채용시장은 어떻게든 불안정 요소를 배제하려는 모습이다. 주요 기업의 신규채용 계획을 물은 한경연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1 상반기 채용시장 트렌드 TOP 3는 '수시채용 비중 증가'(29.1%) '경력직 채용 강화'(20.3%)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19.1%)였다.

수시,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신규채용 방식에 수시채용을 활용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76.4%에 달했다. 공채와 수시를 병행하겠다는 답변(38.2%)과 수시로만 채용하겠다는 답변(38.2%)을 합친 수치다. 공채로만 신규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업은 23.6%에 불과했다.

  • 수시=경력직?: 비정기적으로 필요한 직군에 필요한 인력만 주관적으로 뽑는 수시채용의 성격상 경력직이 선호되는 경우가 많다.

언택트, 꼭 직접 봐야 뽑나: 코로나19의 등쌀이 채용에서도 비대면이 자리잡게 했다. 지난해 말 인크루트 설문조사 결과 53.6%의 기업이 2021년 비대면 채용전형 도입 계획을 밝혔다. 도입비율은 대기업 82.7%, 중견기업 66.4%, 중소기업 42.3%로 규모에 따라 다르다.

신입의 대안은 인턴?: 채용에 직무경험이 중요해지자 인턴 역시 대세로 떠올랐다. 기업들도 인턴 근무 후 정직원으로 선발하는 채용전환형 인턴 전형을 속속 내놓는 추세다.

임팩트

'수경언닌' 말이야...

아주 수시로 피곤하네: 공채에 비해 채용 규모가 훨씬 적은 것은 물론, 원하는 채용 공고가 아예 안 뜨는 것도 환장할 노릇이다. 준비해서 딴 자격증이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뜨더라도 언제 뜨는지 알 수 없어 관심 분야 및 회사를 꾸준히 살펴봐야 하는 피로가 누적된다.

  • 경력은 어디서 쌓죠?: 사실상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을 위한 취업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취준생 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시대 구직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이 힘든 이유에 대해 '기업의 경력직 선호'라는 답변이 47.4%로 가장 많았다. '문과는 인턴, 이과는 코딩'이 답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언택트, 코로나시대의 면접: 대표적으로 화상 면접, 온라인 인적성검사, AI평가 등이 꼽힌다. 시간이나 면접준비 비용을 덜 수 있다는 이유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웹캠이나 마이크 같은 면접환경 구축, 겪어보지 못한 낯선 채용 과정 등을 이유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견도 있다.

'금(金)턴' 나가신다: 요즘 세상에 인턴을 '알바' 취급했다가는 큰코다친다. 수시·경력직 채용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의 왕도가 되고 있으며, 금처럼 귀한 기회라고 해서 '금턴'으로 불린다.

  • 말이 금턴이지: 지난해 말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인턴 채용 비율은 54.9%로 전해보다 7.7%p 증가한 반면, 정규직 전환 비율은 56.7%로 전해보다 13.5%p 감소했다. 고용불안이 여전한 것은 물론, 기간 내 다른 구직활동은 할 수 없기에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하면 타격이 크다.

심화하는 청년 취업난의 파장

청년취업 문제는 해를 거듭하며 악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2020 연간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살)의 확장실업률은 2015년 21.9%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1년 1월 기준 27.2%에 달했다. 청년 4명 중 1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고 느낀다는 얘기다.

  • 예로부터 존버는 시험: 공무원, 자격증 시험으로 몰리는 사람이 늘었다. 지난 6일 치러진 순경 채용 필기시험에는 4만6687명이 몰려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치러진 공인회계사(CPA) 1차시험에는 1만3458명이 몰렸다. 근래 18년 동안 최다 지원자다. 청년층이 공시에만 쏠려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대세가 된 긱 워커: 코로나19가 올린 것은 실업률만이 아니다. 배달과 같은 언택트 서비스 수요가 뛴 상황에서 일거리가 급한 실업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긱 이코노미 시장을 키웠다.
  • 취업을 못 하면 ○○을 못 해요: 취업에 차질이 생기면 결혼이나 출산도 미뤄지기 마련이다. 생산가능인구도 감소하고 경제도 위축된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 "취업이 최고의 내수 진작 수단"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청년 취업 지원 계획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청년고용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추가경정예산을 들여 지원 규모를 1조5000억원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규모와 합하면 약 6조원에 달한다.

  • 인건비 지원: IT 직무에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최장 6개월 동안 월 최대 180만원을 지원하는 '디지털 일자리 사업' 정원을 5만명에서 11만명으로 확대한다.
  • 일자리 지원: 디지털, 생활방역 등 분야에 청년 일자리 2만8000개를 새롭게 마련하고, 공공분야 인턴도 2만명 이상 채용할 계획이다.
  • 창업 & 교육 지원: 유망 창업기업 발굴 및 육성 규모를 200개사에서 600개사로 확대했다. 디지털·신기술, 그린 분야 청년 직업훈련인 'K-Digital Training', 청년 구직자 훈련 지원을 위해 50만원을 지급하는 'K-Digital Credit'의 정원도 늘렸다.

계속되는 우려: 그간 정부의 고용 지원 정책에 대해 단기 알바 마련 수준의 일회성 정책이라는 비판은 항상 있었다. 이번에도 지원하는 공공분야 일자리는 단기 근무 형태이며, 기업 지원금 역시 다 받고 난 후 계속해서 고용을 유지하게 하는 강제력은 없다.

똑똑! 서울시에서는 만 19~34세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 매달 5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수당을 지급하고 있어요. 혹시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모든 취업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스탯
기업에게 물었다, 신규채용 늘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걱정거리
이해관계
코로나19를 지나오며, 2021 취업시장을 보는 눈

취준생: 가뜩이나 좁았던 취업문이 더 좁아졌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채용 공고가 더 줄었고, 그나마도 수시채용 위주라 사실상 커트라인이 높아진 인상이다.

대기업: 시대가 바뀌었다. 옛날 같은 고성장 시기에나 인력이 많이 필요하니까 한 번에 많이 뽑아서 교육시킨 다음 현장에 투입시켰지 요즘 같은 불황에 공채는 뜬구름 잡는 소리다.

정부: 최악의 취업난에 코로나19가 비수를 꽂았다. 청년기금 지원 및 직접일자리 창출 등 급한 불끄기로 대응해왔지만, 장기적 고용 안정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을 맞았다.

중소기업: 불황에 채용문을 줄인 것은 마찬가지다. 전체 고용인원으로 보면 그간 대기업은 다소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크게 줄었다. 한편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취업비자 연장을 못해 운영에 차질이 생긴 경우도 있다.

똑똑! 취업 준비나 회사생활에 지쳐 웃음이 필요하다면 중소기업의 애환(?)을 다룬 이 드라마를 추천해요!

진실의 방
수시채용으로 돌아선 기업의 속내
  •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 채용이라든지 필기시험 같은 과정 진행부터 어렵다.
  • 필요 인재를 제때 확보해 활용하기 어려운 공채 제도 자체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다.
  • 경영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채용과 교육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부담스럽다.
  • 정부는 기업에 일자리 확대 및 채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여력이 없다. 하지만 뽑고 있다는 모습은 보여야 하니, 채용 과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그때 그시절 취업난...'라떼'들의 자부심?

취업난을 이겨내는 청년들의 모습은 90년대에도 있었다. 당시 분투도 대단했지만, 요즘 취준생 눈으로 보면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른다.

때는 1996년 10월,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좁은문 취업비상' 소식을 전했다. 앵커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올해 취직 시험 경쟁률은 3:1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어서 전한 당시 대기업 경쟁률은 10:1이었다. 1995년 경기호황으로 기업의 신규채용이 늘던 시기였다. 그러나 외채가 1000억달러를 넘어가는 등 경기불황은 심각해졌고, 1997년 IMF를 겪으면서 20대 고용률은 57.4%라는 역대급 저점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토록 낮아보였던 당시 수치가 오늘날보다 높다. 2020년 20대 고용률은 이보다 낮은 55.7%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독일 청년실업률 반토막 냈던 '하르츠 개혁'

1990년대 독일은 고임금, 높은 복지 비용, 짧은 노동시간으로 노동자에게 천국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이는 고용경직성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이 신규 고용을 꺼리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이를 해결하고자 2002년 등장한 것이 '하르츠 개혁'이다. 핵심은 노동시장의 유연화다. 파견 근무에 대한 제한을 폐지하고 해고에 대한 보호 조치도 완화했다. 고용보험료율과 법인세도 내렸다. 시간제 일자리인 '미니잡'도 허용했다. 그 결과 실업률은 5%대로 하락했고 60%대였던 고용률은 약 75%로 올랐다. '나쁜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이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독일 경제와 고용시장에 숨을 불어넣은 것은 확실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