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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 성소수자 둘러싼 과제

인권을 향한 나아감, 쉽지 않은 여정
에디터의 노트

'퀴어축제' 하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시나요? 에디터는 무지갯빛 가득한 광장에서 흥이 넘치는 청년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노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하지만 보이는 것처럼 밝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차별에 분노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외침이 담겨있다는데요. 성소수자 권리는 사회 속 여러 갈등과 논란을 남긴 채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 한눈에 보기

  •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올해도 열릴 예정이다. 매년 그랬듯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와 혐오의 시선이 부딪치며 찬반 여론이 뜨겁다.
  • 자유를 원하는 성소수자의 외침은 계속돼왔다. 오랜 시간 쌓인 문제들을 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자.

🔥 왜 중요한가?

7만명이 즐긴 대형축제, 여전히 논란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대표적인 성소수자 축제다.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이외에도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한다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마지막 오프라인 행사였던 2019년엔 참가자가 7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등 규모가 크다. 하지만 올해도 개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 논란이다.

미처 풀지 못한 과제들

성소수자들은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낸다. 동시에 자유를 억압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차별 중단을 외친다. 성소수자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오래지만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충돌 지점을 살펴보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큰 그림
청사진

🌈퀴어문화축제가 뭐야?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모여 즐기는 행사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퀴어퍼레이드, 퀴어영화제 등이 있다. 2000년 서울에서 시작됐으며 현재는 매년 8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2020년엔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거나 취소됐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이번 달 26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온라인을 중심으로 열린다. 서울 시내에서 퍼레이드와 참여형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싼 공방

망설이는 서울시

지난해 11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서울시에 사단법인 설립을 신청했으나 서울시는 공익성에 부합하는지 따져야 한다며 허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

서울시는 공모사업을 진행하거나 행사를 개최할 때 자격 조건에 '관련 법인 또는 단체'를 명시한다. 사단법인 자격을 얻으면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더욱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다. 보통 20일 이내 결과가 통지되는데 반년이 넘도록 유보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죄악일까, 당연한 목소리일까

  • 좀 안 봤으면: 기독교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가 극심하다. 하나님의 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공공장소서 벌이는 걸 두고 볼 순 없다는 입장. 과도한 노출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도 많다.
  • 우린 필요해: 성소수자에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자긍심을 높이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은 이 행사를 통해 한데 모여 부당한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설 자리가 부족한 성소수자들

성소수자는 군대, 결혼 등 제도를 포함해 사회 속 차별이 만연하다고 주장한다. 평소 당당히 정체성을 드러낼 기회가 적기에 퀴어축제를 더욱 특별한 자리라 느낀다.

  • 군대: 남자로 태어나 군 복무 중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고 변희수 하사는 계속 복무하길 원했다. 하지만 군에선 신체 일부가 수술로 크게 훼손된 장애로 판단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뒤 전역을 결정했다. 설 자리가 없어진 변 하사는 임무 수행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복귀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결혼: 동성 부부는 사실혼 관계에도 해당하지 않기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여러 제도에서 소외된다. 정부는 동성 부부를 가족으로 인정하는 건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차별금지법 제정' 10만명 동의

성소수자들은 퀴어축제를 개최할 때마다 성 정체성에 대한 혐오·차별을 막기 위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쳤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만명 동의를 받아 국회에서 심사를 받게 된다.

  • 크게 환영하는 성소수자들🎉: 차별금지법에서 성별 정체성은 차별금지 대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별 정체성이란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 또는 표현으로, 스스로 인지하는 성과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포함한다. 법안엔 성별 정체성을 이유로 고용이나 행정서비스 등에서 불리하게 대우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임팩트

서울퀴어문화축제 열리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지금, 오프라인 행사도 함께 진행하기에 감염이 퍼질 우려가 있다. 규모가 축소됐으나 위험을 무릅쓰고 강행한다.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이 반감을 가질 수 있다.

  • 안전한 방식으로 할 거야: 조직위는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개최할 거라는 입장. 국내 가장 큰 성소수자 행사의 명맥을 잇는 데 의의가 있다.

지난해에는 예년처럼 오프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에 웬 대규모 행사냐는 비판이 빗발쳤다. 취소를 외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는 등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차별금지법 제정되면 뭐가 달라질까

헌법엔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차별'과 '구제'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가 없었던 상황이다. 피해자는 차별을 받아도 기댈 수 있는 법이 없었다.

차별금지법 법안엔 성별, 장애, 나이, 병력 등으로 인한 차별을 모두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제정되면 소수자 인권을 감싸는 보호망이 된다. 성소수자도 당당히 권익을 주장할 수 있다.

  • 만약 군 복무를 중단시킨다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복무를 금지한 뒤 국가인권위원회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차별금지법을 근거로 군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법적 다툼으로 번진다면 피해자가 주장하는 차별을 군대가 입증해야 한다. 또 법원의 적극적인 구제조치 판결을 기대할 수 있다.

논란 속에서 나아가는 성소수자 인권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발표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성소수자 학생 인권 보장 방안을 담았다. 성소수자에 관련된 사안은 원래 2017년에 명시하려고 했으나 반발이 극심해 삭제됐던 부분이다. 성소수자 학생은 차별과 혐오 등으로 피해를 받았을 때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점점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직장서 해고 조치를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10명 중 6명 가까이 동성애를 사랑의 한 형태로 인정한다. 인권을 외치는 성소수자의 여정이 '꽃길'은 아니나 사회 속 움직임은 향후 꾸준히 변화가 일어날 것을 시사한다.

스탯
동성결혼 합법화는 좀 그래

동성애자 커플에게 합법적으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하냐는 물음에는 아직 반대가 우세하다. 찬성은 꾸준히 증가해 찬반 격차가 처음으로 20%를 밑도는 수준이 됐으나 과반수엔 미치지 못한다.

걱정거리
이해관계

성소수자: 우리 사이에서 자살 기도는 특별한 게 아닐 정도로 한국은 성소수자의 무덤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사회 맨 끝자락에 있는 우리에게 퀴어축제까지 외곽으로 들고 나가라는 건 너무 폭력적이다. 자꾸 우릴 두고 찬반을 거론하는데 우리가 반대해야 하는 존재냐.

서울시: 퀴어축제가 서울광장서 열리는 건 난감하다. 광장은 모든 시민의 여가와 문화를 위한 공간. 거기서 알몸 퍼레이드를 보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무원들이 반대 성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매년 어떻게 관련 입장을 발표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국민: 퀴어축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선정적인 퍼포먼스가 많아 거부감이 든다는 입장이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어울리는 곳이 도심인데 퀴어축제를 존중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는 것. 반면 지지하는 사람들은 축제는 매년 열려왔지만 큰 문제가 발생한 적 없으며,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세계 흐름에 따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진실의 방
동성애는 유전일까, 학습일까?

동성애는 학습이라는 연구가 많다. 동성애가 인격 발달 과정에서 부모자식 관계나 경험에 의해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됐다.

그러나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동성애가 후천적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동성애 유전자'는 밝혀진 바 없으나 동성 간 성적 행동은 단일한 유전자가 아닌 여러 유전자로부터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눈 색깔은 한 가지 유전자가 크게 영향을 주지만 신장(身長)은 여러 유전자가 각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말이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동성애는 유전일까, 학습일까?

2000년 방송인 홍석천은 국내 연예인 최초 커밍아웃을 했다. 당시 그를 두고 혐오의 시선이 만연해 출연하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방송에 복귀했고 오히려 '탑게이'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생겼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미국은 동성결혼 지지가 더 많아

올해 미국에서 10명 중 7명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조사를 한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이는 2015년에 비해 10% 올랐으며,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성소수자 관계도 이성 부부처럼 보호받아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