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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된 마인크래프트... '셧다운제' 미래는

갈라파고스 규제 개혁 신호탄 되나
에디터의 노트

👀 한눈에 보기

  •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가 10년 차를 맞았다.
  •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가 서버 문제로 셧다운제에 대응하지 못해 한국에서만 성인용 게임이 됐다.
  • 제도적 허점이 나오고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셧다운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 왜 중요한가?

셧다운제 논란 재점화

  • 제도 개선이 되지 않으면 마인크래프트가 사실상 성인들만 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전망이다.
  • 10년간 이어졌던 셧다운제 허점이 발견되며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지금 현실에 안 맞아

  • 게임 산업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간 급격히 변화했다.
  • 단순히 시간을 정해 PC게임 접속을 막는 제도는 현재와 맞지 않다.
큰 그림
청사진

쌓여왔던 셧다운제 폐해

셧다운제는 심야 시간에 청소년 게임 접속을 막는 규제다. 벌써 10년이 됐다. 2011년 11월부터 시행된 제도는 청소년 수면권 보장을 위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차단한다.

셧다운제는 최초 시행 때부터 한국에만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비판이 컸다. 여기에 이번 사태가 겹치니 제도 폐지에 대한 목소리는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다.

19금 된 마인크래프트

오는 12월 1일부터 한국에 있는 플레이어의 경우 마인크래프트 자바 에디션을 구매하고 플레이하려면 만 19세 이상이어야 한다. — MS, 마인크래프트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마인크래프트는 서버 통합 과정서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는 모바일·콘솔·PC 통합 버전 '베드락 에디션'과 데스크톱 버전 '자바 에디션' 계정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보안이슈 해결이 목적이다. 자바 에디션은 '모장 스튜디오'의 계정을 사용해왔는데 MS 계정과 합쳐지면 MS 계정으로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나왔다. 국내에서는 성인만 MS 계정을 만들 수 있다. MS는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한국용 서버를 따로 구축하지 않았다. 특정 연령대를 대상으로 특정 시간대에 제한을 걸기 힘들다는 것. 결국 성인 계정이 있는 이들만 마인크래프트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단 뜻이다.

  • 마인크래프트: 누적 판매량 2억건을 넘긴 글로벌 인기 게임이다. MS는 2014년 이 게임 개발사 모장 스튜디오를 25억달러(한화 2조8400억원)에 인수했다. 국내에서는 12세 이용 등급 판정을 받았다.

들고 일어난 사람들

마인크래프트는 지난해 청와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서도 활용됐다. 정부가 인정한 모범 게임이나 마찬가지였다. 교육용으로 통하던 게임이 성인용이 된 셈이라 반발이 커졌다. 반발한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과 국회 국민동의청원까지 올렸다.

  • 청원 내용 무엇?: 청와대 청원에는 셧다운제 폐지가 핵심 요구다. 이 청원에는 10만명 넘게 동의했다. 국회 청원에는 유명무실한 제도를 없애고 적어도 국제적인 기준과 동떨어진 규제로 게임사와 게이머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숙고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 "개선하겠다"

변화를 위한 시도를 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 여성가족부

주무 부처인 여성가족부는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는 셧다운제를 아예 없애거나 부모가 선택적으로 허용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있다. 청소년 보호와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개선책을 내놓겠다는 게 여가부의 입장. 규제 챌린지 회의도 개최키로 했다.

  • 규제 챌린지: 해외보다 과도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 주요 국가보다 낮거나 최소한 같은 수준의 규제만 내리는 것.

임팩트

역사 뒤안길로? 아니면 제3의 방안?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 개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탄다. 국회 청원이 올라온 만큼 개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모두 셧다운제를 없애거나 완화하는 법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한마음으로 공감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선택적 셧다운제(학부모나 청소년이 요청했을 때만 제한)가 제1 옵션으로 꼽힌다. 굳이 일률적으로 제한하지 않고 가정에서 의논해 심야 게임 여부를 결정하게 돼 가장 현실적이다. 이번에야말로 고치겠다는 정치권의 의지가 큰 만큼 어떻게든 제도가 손질될 전망이다.

계속되면 게임사만 '헉헉'

만일 제도가 유지되면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다. 별도의 인증 시스템을 만들거나 유저 확보를 위해 게임 내용을 바꿔야 한다.

  • 돈 문제: MS도 별도의 서버를 구축하지 않았다. 이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게임사에 별도 서버 구축은 언감생심이다. 혹시 구축에 나서더라도 큰 비용이 투입되고 이는 게임 개발보다 서버 개발에 많은 비용이 흘러 들어감을 의미한다.
  • 게임성은 뒷전: 온라인 기반 게임은 '현질'로 불리는 아이템 판매가 주 수입원이다. 많은 유저가 있어야 판매량도 늘어난다. 늘어난 비용 회수를 위해 아이템 값이 오르거나 이용료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청소년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래픽 개발이나 최적화를 소홀히 하는 질적 하락 가능성도 있다.

적극 협조… 안 해도 그만?

여가부가 밝힌 협조 의향은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여가부는 2016년 '부모선택제'를 정부입법했지만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커진다는 반발에 의지를 꺾은 바 있다. 또한 20대 국회에서 전 여가부 장관은 "어머니들이 펄펄 뛴다"며 난색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를지도 모른다. 성난 여론 속에서 명확한 방안을 못 내면 가뜩이나 눈총받는 여가부를 보는 시선은 더 따가워진다. 마지막 관문인 국회 의결 절차가 있어 노력이 성과로 바뀔지는 미지수지만, 만일 좌초되면 여가부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다.

스탯
잠 못 드는 건 공부 영향 커

걱정거리
이해관계

게이머(청소년): 게임을 끈다고 잠에 드나. 요즘은 다른 할 것도 많다. 모바일게임은 어차피 못 막지 않나. 모바일게임이 흔치 않던 10년 전 형누나들 때는 몰라도 지금은 전혀 효과 없는 제도인 것 같다.

여성가족부: 문제의식엔 공감한다. 앞서 두 번이나 제도 개선을 제안했었다. 이번에는 기필코 바꾸긴 바꿔야겠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국회에서도 도와줄 것으로 믿는다.

MS: 우리가 한두 개 나라를 상대하는 것도 아닌데 특별히 한국만을 위한 서버를 따로 구축하는 건 힘들었다.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적용은 12월부터인데 그 전에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학부모: 게임을 줄였으면 좋겠지만, 억지로 막는 건 힘들지 않겠나. 애들이랑 투닥거리는 것도 지겹다. 차라리 부모가 게임 제한을 결정하는 부모선택제가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마인크래프트는 나도 하는 게임인데 왜 이 사달이 난 건지...

진실의 방
수면과 게임 시간은 관계 없어

수면을 위해 게임 이용 시간을 줄이겠다는 게 셧다운제의 목적.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20 게임이용자 패널연구(1차)'를 보면 2020년 2월 이전 학교에 가는 날 기준으로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은 게임보다 공부 시간과 연관성이 높았다.

게임 시간과 수면 시간 사이의 상관계수는 0.08로 '정상관'이었다. 다만 연구진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도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치가 너무 작아서다. 풀어 말하면 게임과 수면 시간의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게임을 줄여 잠을 늘리자는 셧다운제 취지와 반대되는 결과다.

반대로 학습과 수면 시간은 -0.178로 '부상관' 관계로 나타났다. 학습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는 시간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 정상관과 부상관: 정상관은 한 변수가 증가할 때 함께 증가하는 관계, 부상관은 한 변수가 증가할 때 다른 변수는 감소하는 걸 말한다. 1 또는 -1에 가까울수록 각각의 상관관계가 높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10년 전 그때

r셧다운제는 관련법이 2011년 4월 국회를 통과해 그해 11월 시행됐다. 법이 통과되자 반발이 들불같이 커졌다. 수면권을 지키겠다는 게 명분이었지만, 야간자율학습을 시키면서 '잠'을 이야기하는 게 말이 되냐며 비웃음을 샀다.

당시에는 변하는 게임 시장 흐름도 반영하지 못했다. 모바일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며 폐지론의 불씨는 더 커졌다. 모바일게임도 셧다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왔지만, 학부모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청소년에 대한 방안은 명확하지 않았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중국은 더 길게 셧다운

중국도 2019년부터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셧다운제를 도입했다. 제한 자체는 더 엄격하다. 만 18세 이하 청소년은 평일 90분, 주말에는 하루 3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다. 밤 시간 제한은 더 길다. 밤 1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온라인게임에 접속할 수 없다.

아이템도 마음대로 못 산다. 16~18세 청소년은 월 최대 400위안(한화 약 7만1000원)이 결제한도다. 16세 미만 청소년은 한 달에 최대 200위안(약 3만5400원)이고, 8세 미만 아동은 아예 구입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