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 영향과 배경은?

일본 정부 방침과 환경 영향 모두에 남는 의구심
5/13/2021
큐레이션 소스
핵심 키워드
에디터의 노트

10년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폭발 사고를 일으킨 이래 여전히 처리가 요원한 후쿠시마 원전. 최근 일본 정부는 이곳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은 경악을 금치 못하는 가운데 미국과 IAEA는 지지 성명을 내 의아함을 자아냈죠. 일본의 해양 방류 결정 역시 오랜 준비를 거친 것이라는데, 과연 어떨까요? 현 시점에서 파악할 수 있는 정황을 요목조목 뜯어봤습니다.

👀 한눈에 보기

  •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각료 회의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 방류 시점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 승인이나 설비 건설 등이 완료되는 2년 뒤로 예상된다.
  • 일본 정부는 '다핵종 제거 설비'(ALPS) 등을 통한 정화 및 희석 처리 방침을 밝혔지만,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은 일본의 독자적 결정에 강력 비난하고 있다.

🔥 왜 중요한가?

일본이 해양 방류를 결정한 오염수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다량 포함돼 있다. 바닷물에 방류된 오염물질은 해류를 타고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검토 및 정화 처리 없이 오염수가 방류되면 세계 전역이 심각한 환경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은 주변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져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오염수의 환경 영향을 예측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똑똑! 방사능의 위험성과 관련 궁금증에 대해 2013년 한국원자력의학원이 '방사능 무섭니' 자료를 통해 쉽게 정리한 적 있어요.

큰 그림
청사진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과 검증

日: 오염수를 어떻게 바다에 쏟아 버릴 거냐면🙄

일본이 13일 결정한 것은 '처리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이다. 후쿠시마 원전 폐로 작업 완료 목표 시점인 2051년까지 30년에 걸쳐 방류할 계획이다.

'처리수'?: 일본은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없앴다는 의미에서 '처리수'로 부른다. 지금도 발생하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일명 '알프스' 설비의 정화 과정을 거쳐 원전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핵심은 삼중수소🧫: 일본은 해양 방류 시점까지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농도를 기준치의 40분의 1 밑으로 희석해 내보내겠다는 방침이다. 삼중수소가 집중 거론되는 이유는 현재 기술로 제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리 방식도 '정화'가 아닌 '희석'이다.

  • 추가로 방류 전후 삼중수소 농도를 조사하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풍평(소문) 피해에 대해서는 원전 관리 측인 도쿄전력이 배상한다는 계획이다.

똑똑! 삼중수소 제거가 어려운 이유와 위험성에 관한 분석으로 이 기사를 추천해요.

검증 들어갑니다🔎

'오염수'잖아: 도쿄전력의 지난해 12월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일부 방사성 물질은 여전히 배출기준치를 크게 넘어선다. 스트론튬과 삼중수소는 각각 기준치의 110배, 9배 넘게 들어있다.

불안한 알프스: 지난해 10월 기준 알프스로 한 번 정화를 거쳤음에도 오염수의 70%에는 세슘, 요오드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었다.

삼중수소의 위험성: 일본 정부가 알프스로 재처리 과정을 거쳐 방류 시점까지 다른 오염물질은 기준치 이하로 정화한다고 해도 삼중수소는 희석될 뿐 방류 총량에는 변화가 없다.

  • 우려하는 것은 장기적 부작용이다. 삼중수소 방사선은 에너지가 너무 작아 사람의 피부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나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에서 자란 수산물이나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면 내부 피폭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 삼중수소를 기준치보다 낮은 농도로 수십 년에 걸쳐 방류하면 인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당 농도의 물을 매일 2ℓ씩 마셔도 연간 피폭 허용치에는 많이 못 미친다는 것.
  • 그러나 당장 영향이 없더라도 유전적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방사성 물질의 안전성은 철저히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제거가 아니라면 안심할 방법은 없다는 것.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가는 "방사성 물질에 글로벌 기준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뢰의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우려가 높은 이유의 한 축에는 일본 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가 있다. '처리수'로 부르지만 오염도는 심각하며, 도쿄전력 측이 자신하는 알프스의 정화 능력도 의문이 남는다. 게다가 방출하는 오염수의 양, 농도, 기간과 같은 핵심 정보가 빠진 일본의 오염수 처리 계획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방류된다면 우리나라엔 언제?

2020년 국립해양원이 우리나라 주변 바다 해류의 움직임을 정리한 해류모식도. 붉게 표시한 곳이 후쿠시마. (자료: 국립해양조사원)
  •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우리나라 바다에 이르기까지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국립해양조사원 측은 "배출된 방사성 물질은 쿠로시오 해류와 북적도 해류를 통해 태평양을 크게 우회한 뒤 우리 바다에 유입될 것"이라 밝혔다.
  • 그러나 해풍 및 해수 온도 차에 의해 불규칙하게 정해지는 연안의 해수 흐름을 따라 이른 시간 내에 우리 바다에 유입될 가능성도 적게나마 있다.
  • 해류의 움직임을 통한 예측일 뿐 실질적인 피해 예상은 오염물질의 양, 종류, 농도, 배출 시기와 같이 현재 일본 정부가 내놓고 있지 않은 정보가 있어야 가능하다.

똑똑!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궁금한 분께 세슘을 모델로 확산 시뮬레이션해 본 이 영상을 추천해요. 바쁘신 분은 1분40초부터!

임팩트
日 오염수 방류 결정에 엇갈리는 반응

한국: 가능한 모든 수단 강구💢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지난 13일 오전 관계 차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입장을 발표했다. 일방적 조치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으며, 오염수 처리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검증을 촉구했다.

더불어 2018년 10월부터 TF를 구성해 범정부적 대응을 이어오고 있음을 환기했다.

  • 후쿠시마 인근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시행 중.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감시와 원산지 단속.
  • 국내 해역 삼중수소에 대한 해수 방사능 감시 정점 54개→71개로 확대. 주요 해수유입 6개 지점에 대한 조사빈도 연 1회→4회 확대.
  •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오염수 처리 과정을 검증하는 등 공동 대응하는 방법 모색.

日 대사 초치 & 제소 검토: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은 아이보시 신임 일본 대사에게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우려가 매우 크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한 국제해양법재판소 정식 제소 및 재판소 결정이 나기 전까지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잠정 조치 신청에 대해서도 법무비서관실에 검토를 지시했다.

  • 신임 대사에 대한 환담에서 외교 현안을 꺼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제소 검토 역시 선제적 조치라는 점에서 현재 꺼낼 수 있는 강력한 카드다. 국제법에는 해양보존의무가 있으며, 환경영향 평가의 충실성 여부도 국제법 위반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자료 준비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강력 반발하는 제주도: 일본과 가까운 제주도 역시 강도 높은 비판과 대응을 예고했다. 한일해협 연안 시·도·현 지사회의의 공동 행동을 추진하고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중국: 韓과 마찬가지, 日 니들 이러면 혼나💢

중국 외교부도 지난 13일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국제 공중 보건·안전과 주변국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며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일방적으로 내린 결정을 철회하고 국제사회와 협의할 것을 촉구했다. 15일 브리핑에서는 "관련 식품과 농산품 안전, 무역에 가해질 수 있는 위협을 평가할 것"이라는 대응을 밝혔으며, 16일에는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오염수 방류 결정을 철회하고 중국인 전문가를 포함한 합동 기술 그룹을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日 수산물 보이콧: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일본산 해산물에 대한 거부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美! 니네도 공범이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은 미국의 용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응당 비판해야 할 일을 우방이라는 이유로 찬성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미국: 알아서 잘하겠지, 지켜봐😉

미 국무부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발표하자 즉각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사실상 지지 성명을 낸 바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조해 투명한 결정을 내렸으며, 앞으로도 IAEA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 정부가 오염수에 대해 쓰는 용어인 '처리수'(treated water)를 동일하게 사용했다. 이는 일본의 결정에 미국이 찬성으로 힘을 실어줬다고 해석됐다.

  • 우리나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이 찬성했다기보다 일본이 국제기준에 맞춰 제대로 하는지 검증해서 보자는 취지"로 분석했다.
  • 18일 오전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미국이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선을 그었다.

IAEA: 우리가 붙어서 잘 진행할게😉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일본의 처리수 방안 결정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이어 15일에는 국제조사단 파견 검토 방침을 밝혔다. 한국이나 중국 전문가 참가 여부도 검토 예정이다. 올 여름까지 일본 측과 논의해 신속히 조사단을 파견하겠다는 계획이다.

엄격한 검증 이루어질까?: 지난해 기준 일본의 IAEA 예산 분담률은 약 8%로 미국(25%)과 중국(11%)에 이은 3위다. IAEA 전임 사무총장이 일본인이라는 인연도 있다.

일본 내에서도 성난 여론😡

일본 정부가 국민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 공모에서도 약 70%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했으며, 해양 방류 결정에 규탄 집회가 이어지는 등 여론은 들끓었다.

뿔난 후쿠시마 주민들: 특히 어업에 종사하는 후쿠시마 주민들은 방류될 오염수 농도에 상관없이 풍평 피해가 불가피하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후쿠시마현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 어업자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탯
오염수 저장탱크 내 방사능 농도 현황
지난해 12월 도쿄전력에서 발표한 오염수 저장탱크 내 방사능 농도 현황. 삼중수소(트리튬), 스트론튬의 농도가 일본 기준으로도 크게 웃돈다. (출처: 원자력 안전위원회)
걱정거리
이해관계
그들은 왜 오염수 방류를 지지했을까?

일본: 시간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후쿠시마 '처리수'에 대한 처리 결정을 더 미룰 수 없다. 지금부터 준비해야 저장탱크를 늘리지 않고 방류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재까지 제염작업에 든 돈도 막대하다. 원전 폐로작업도 2023년에는 시작해야 한다. 나름 외교적 준비는 해놨으니 앞으로는 강경하게 제반 작업을 잘 수행할 따름이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중국에 대한 견제 필요성으로 일본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 수십일 전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금지령을 갱신한 거로 볼 때 위험성은 인지하고 있다.

IAEA: 지난해 2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직접 방문해 "(해양 방류가) 기술적 관점에서 국제관행에 부합한다"라고 밝히는 등 공공연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후쿠시마 사태는 원자력의 위험성을 세계에 각인시킨 만큼 일본 만큼이나 서둘러 매듭짓고 싶은 마음이다.

진실의 방
오염수 방류 결정, 왜 지금인가?

지난달 18일 기준 후쿠시마 제1원전 저장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는 125만844톤이다. 탱크에 저장 가능한 양은 137만톤이며, 오염수는 하루 평균 140톤씩 늘어나기에 늦어도 2023년 상반기에는 가득 찬다. 방류에는 심사 및 공사에 2년의 시간이 걸리므로 결정이 늦어지면 저장탱크를 더 지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 측은 곧장 원전 폐로 작업에 착수하고 싶은 속내다. 더이상 미루면 도쿄올림픽이나 중의원 선거도 기다리고 있다. 외교적 마찰을 올림픽 시기에 빚는 일은 피하고 표심에 가는 영향도 줄이겠다는 계산도 있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차근차근 준비해온 오염수 해양 방류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의 처분 방안을 논의해왔다. 일본 외무성은 주일외교단을 상대로 오늘날까지 100회가 넘도록 설명회를 열어 오염수 정화 처리 기술, IAEA와의 협력에 대해 적극 홍보해 우호 여론 형성에 힘썼다.

해양 방류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준비해왔다. 해양 방류 외에도 대기 방출, 전기분해 방출, 지하 매설 등 5개 안을 검토했지만, '최단기간 내에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실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해양 방류로 가닥을 잡았다. 대기 방출에 비해 희석 또는 확산 상황을 예측하거나 감시하기 쉬우며, 이전에도 해양 방류 경험이 있어 설비와 운영에 이점이 있다는 것도 이유다. 이를 토대로 지난 1년 동안 후쿠시마 주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삼중수소의 희석 실험 등 준비 작업도 진행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삼중수소, 한국 월성 원전이 더 버린다?

일본 일부 언론은 한국 월성 원전의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이 일본이 매년 배출하려는 22조Bq보다 많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약 23조Bq의 삼중수소가 월성 원전에서 배출된 적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월성 원전의 배출수는 냉각수와 격납용기 등으로 핵연료와 차단돼 있다. 유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극미량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오염수는 원자로 중심부 및 차단벽이 녹아내려 심각하게 오염됐다. 환경 영향면에서 동일 비교는 무리다. 폐로에 난항이 예상되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오랫동안 계속 생성될 예정이며, 삼중수소 외 오염 물질 규모도 월등히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