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부동산 열풍은 여전

요동치는 금융 시장, 유동성은 감소
에디터의 노트

👀 한눈에 보기

🔥 왜 중요한가?

'기준금리'는 통화정책의 뿌리

  • 국가가 정하는 기준금리는 통화정책의 핵심이다.
  •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여만에 0.25%p 인상됐다. 기준금리가 변하면 은행 이자나 부동산값 등 시장 경제 전반이 큰 영향을 받는다.

빌린 돈 투자 줄어들어

  • 기준금리가 낮을 때는 유동성이 커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 돈이 대거 유입됐다.
  • 기준금리에 따라 금융권의 금리가 같이 올랐다. 유동성이 감소하며 무리한 투자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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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0.75%로 결정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린 연 0.75%로 의결했다. 지난해 5월부터 쭉 0.5%를 유지해 왔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시장에 현금을 돌게 해 경제를 살리자는 목표였다.

시장 안정 위해: 경기가 다소 회복세를 보인 게 바탕이 됐다. 금리가 낮으니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고 소비도 늘어났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같이 올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봤다. 가계 빚이 늘어나는 것도 이번 결정을 이끌었다.

  • 기준금리: 국가가 정하는 정책 금리다. 한국은행은 연 8회 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위원 6인의 의결을 바탕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은행의 대출이나 저축 등 각종 금리(이자율)의 척도가 된다.

왜 따라가는데?: 금융기관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쉽게 말해 한국은행에서 돈을 받아와야 한다. 한국은행만 돈을 찍어내는 권한, 즉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기 때문이다. 이 거래에서 적용되는 게 바로 기준금리다. 은행 등 금융기관은 이를 적용받았으니, 시장에 대출해 줄 때도 기준금리 이상의 이자율을 적용하게 된다.

빚잔치가 인상 이끌어

가계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었다. 올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10.3% 늘어났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액은 1705조3000억원으로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948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 늘었다.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등의 기타 대출은 757억원이었다. 이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2.5% 오른 수치다.

  • 가계신용: 은행·저축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금융권의 전체 '가계대출' 액수와 신용카드 할부 등 '판매신용'을 합한 액수. 빌린 돈과 신용거래액을 더해 포괄적인 가계 빚 규모를 알 수 있다.

시중 이자 UP

기준금리를 따라 은행권의 금리도 올랐다. 예금이나 적금상품 금리가 인상됐다. 대출금리는 예금보다 더 고공행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81%다. 2019년 5월(2.93%) 이후 가장 높다. 신용대출 금리도 연 3.89%로 2019년 11월(3.90%) 이후 최고점이다.

미리 반영해놨어: 일찍이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낮은 금리 속에서 부채가 계속 늘어나서다. 빌려 간 돈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에 투입되며 집값이 폭등하는 등 '빚투'(빚내서 투자) 부작용이 불거졌다. 이에 실제 기준금리 인상 이전부터 시장 금리는 서서히 요동치고 있었다.

임팩트

경기 침체 Again?

'대출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돈을 빌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 앞으로 돈을 빌려야 하는 사람들도 영향을 받는다. 서둘러 돈을 갚거나,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영끌족 울상: 돈을 빌려 주택이나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특히 상환 부담이 커진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높아진 이자율을 감당해야 한다. 투자에서 재미를 보지 못한 이들은 손해액에 더해 불어난 이자까지 걱정해야 한다.

그래도 과열 잡아야지

일단 주식시장 과열은 조금 식을 수 있다. 주식은 부동산과 비교하면 수익이 상대적으로 더 불투명하다. 주식을 빼 높아진 금리의 예금과 적금에 돈을 넣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

금융회사 주가 오르나: 돈이 몰리고 이자수익도 커지니 금융기관의 주가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0.25%p만으로는 큰 변화가 아니라서 대폭 상승을 견인하기는 힘들 거란 전망도 있다.

소비는 어떻게?

"이번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의 기조적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일부에서는 인상이 다소 이르단 의견이 있었다. 유통이나 소비와 관련한 경제활동을 뜻하는 '실물경제' 위축 우려가 나왔지만 한국은행은 이를 일축했다. 그동안의 침체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소비가 느는 추세라는 것.

허나 전망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며 돈을 쓰는 데 거부감부터 앞선다. 델타 변이가 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계속 유지되면 외출 소비도 기대하기 힘들다. 코로나19가 시장 상황의 변수로 여전히 작용한다.

또 올릴지도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 가계부채 증가율과 주택가격 상승률은 1차 연도에 각각 0.4%p, 0.25%p 둔화될 걸로 추정했다. 기준금리와 반비례해 집값이 잡힌다는 뜻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값 잡기 실패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라도 추가 인상에 무게가 쏠린다.

스탯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한국은행: 부동산 가격 급등을 더 두고 보기 힘들다. 올해 10월과 11월 두 번 남은 금통위에서 또 한 번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 일부에서는 오른 금리 때문에 소비나 투자 위축을 일으키는 '부채의 함정'을 이야기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것보다 긍정적으로 판단한다. 델타 변이를 부정적 요인으로 염두에 뒀지만 경제 회복세를 저해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집값 불패 공식은 이 정도로 꿈쩍하지 않는다. 또 기준금리가 오르면 다소 영향은 오겠지만 오르는 집값만큼 매력적인 게 없다. 사실 공급이 부족하니 오르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저축엔 '호재'가 없지만 부동산은 다르다. 주식보다 우리가 낫다.

국민: 돈을 갚으려니 이자 부담이 커졌다. 급전을 빌릴 때도 예전보단 계산기를 두드릴 게 많아졌다. 내 아파트는 계속 오르니 안심해도 될까. 빚을 내서 산 아파트지만 가격은 늘 상승곡선이라 이자를 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투자는 타이밍인데 어떤 판단이 옳을지 저울질 중이다.

진실의 방: 팩트 체크
아파트 사랑은 여전

현재 폭등하는 가격으로 부동산 정책은 '실패' 평가를 받는다. 집값을 잡는 게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목표였지만 열기는 아직도 뜨겁다. 인상 취지만큼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아파트 사랑이 여전했다.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현상은 변함이 없다.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된 이후에도 수요가 공급보다 컸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일 기준으로 112.1이었다. 서울은 107.2로 지난주(106.5)보다 0.7p 올랐다.

  • 부동산 수급지수: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초저금리' 시대 연 코로나19

코로나19 사태가 0.5% 수준의 초저금리 시대의 문을 열어젖혔다. 소비가 줄어들며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자 1.25%였던 기준금리는  2021년 3월 0.75%로 낮아졌다. 한꺼번에 대폭 낮추는 이른바 '빅컷'(Big Cut)이 단행됐다. 같은 해 5월에는 이보다 더 낮춘 0.5%로 정했다. 이렇게 낮게 잡은 건 당시 GDP 성장률이 0%대로 전망되는 등 소비 부진이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OECD 가입국 중 7번째 인상

OECD 가입국 38개 나라 가운데 올해 우리보다 앞서 기준금리를 올린 나라는 6곳이다. 멕시코를 비롯해 아이슬란드, 체코, 칠레, 터키, 헝가리가 인상했다. 동유럽과 남미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국가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한국이 처음이다. 뉴질랜드는 올해 말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고, 노르웨이는 이번 달 중 인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