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위기와 과제들

가속화된 고령화 현상, 대응책이 시급해
에디터의 노트

환경과 기후, 경제 문제 등 최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많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인구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는데요. 지구상에서 노인 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아 보이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도래할까요.

👀 한눈에 보기

  • 4년 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 중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다.
  • 인구 고령화 현상이 유례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
  • 하지만 일자리 부족에 따른 빈곤 등 노인 문제는 심각하다. 다가올 여러 변화를 예측하고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

🔥 왜 중요한가?

세계에서 특히 빨라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그 속도가 빠르다. 약 30년 뒤에는 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나이 든 나라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속도는 빠른데 대비는 부족해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로 나타났다. 자살률도 심각하다. 각종 지표는 노인이 불행하다는 걸 말해준다. 우리 사회가 새로운 도전을 맞이한 상황. 빠르게 늘어나는 노인 인구를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큰 그림
청사진

인구 구조 변화에 빨간불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에서 7% 이상 차지할 때 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다. 우리나라는 각각 2000년, 2018년에 고령화 사회와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2025년부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다. 2036년엔 인구 3명 중 1명꼴로 노인이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고령 인구 비율은 15.7%로 OECD 37개국 중 29위였으나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50년쯤에는 1위가 될 것이다.

  • 고령화, 이유가 뭐지?: 평균 수명은 길어졌는데 아이까지 낳지 않아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지난해 0.84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15~49세 가임 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가 1명 미만이란 뜻이다.

생계가 절박한 노인들

노인이 가난한 나라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3.4%로, OECD 평균 14.8%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치다.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생계에 쪼들리는 노인들이 많아 문제다.

  • 노인빈곤율: 소득이 중위소득(2018년 1인 가구 기준 167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노인층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계산 시 노동, 자본소득에 연금 등 이전소득까지 모두 포함한다.

60세 은퇴? 재취업해야 해

은퇴 후에도 여전히 일해야 하는 노인이 대다수다. 지난해 기준 노인 월 평균 생활비는 130만원 정도. 은퇴를 앞둔 51~60세 국민연금 가입자 중 향후 130만원 이상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100명 중 8명꼴이다.

OECD 기준을 적용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OECD 가입국들은 평균적으로 필요한 생활비의 65.4%만큼을 연금으로 지급받는다. 월 생활비(130만원)의 65.4%인 85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는 우리나라 노인 비율은 100명 중 18명꼴에 그친다.

할만한 일이 없어서 문제

노인 일자리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2019년 기준 70% 이상이 공공 근로에 치우쳐져 있다. 공공 근로는 월급이 27만원에 불과한 사례도 있을 정도로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 코로나19 여파와 최저 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식당이나 숙박업소같이 노인들이 주로 몸담는 민간 일자리도 줄었다. 빈곤으로 내몰린 노인들은 생계를 위해 재활용품 수집처럼 더 열악한 일을 할 수밖에 없다.

노인자살률 1위 불명예

현실이 녹록지 않으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2019년 노인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한 사람 수)은 46.6명으로 OECD 국가 중 1위다. 20대(19.2명), 30대(26.9명)와 비교해 보면 2배가량 높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율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해 80대의 경우 67.4명에 달한다. 동기는 주로 육체적 질병이나 정신적 어려움이다.

임팩트

경제, 사회 위기로 이어져

노인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뛰어넘는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약 10년 뒤 일하는 인구(25~59세로 가정)는 지금보다 300만명 이상 줄어들 거란 예측이 나왔다. 이대로 가면 국가 경제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생산력이 줄고 전체 소비가 감소할 것이다. 반면 복지 비용은 늘어나 세금 부담은 커진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정부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제도를 손질한다. 현행법은 노인 일자리 사업을 권고하는 수준이라 꼭 일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강제성이 없었다. 이에 법적 근거를 만들고 고령자친화기업을 대상으로 세금 혜택이나 사업비 지원 등을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 지원 기관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도 특수 법인으로 만들어 그동안 모호했던 업무 범위와 종류를 명확히 정한다.

법률이 마련되면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노인이 늘어나 노인빈곤율이 감소할 것이다. 시니어 바리스타 등 장시간 육체노동이 힘든 노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 제로섬 게임 아냐?: 노인 일자리가 늘어나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청년층의 극심한 취업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세대 갈등이 심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대세로 떠오를 실버산업

노인들이 큰 소비자 집단을 형성하며 노년층을 대상으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산업이 떠오를 전망이다. 의료기기, 양로, 노인 여가 사업 등에서 다양한 창업 아이템이 등장할 것이다. 요양지도사 등 실버 관련 직종도 유망 직업으로 여겨진다.

스탯
세대 갈등 해결, 이젠 미뤄선 안 돼

우리나라의 전통 중 하나였던 노인 공경 문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최근 노인 혐오 표현인 '틀딱충'이란 신조어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젠 일상 속 세대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지난해 조사 결과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노인층과 젊은층 간 세대 갈등이 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살아온 시대와 환경이 급격히 바뀌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려워졌으나 과거에 비해 소통은 훨씬 줄어든 게 그 원인이다. 앞으로 인구 중 노인 비율은 훨씬 높아질 터. 젊은층과 노인층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 세대 갈등을 해결하는 게 우리 사회 또 다른 과제다.

걱정거리
이해관계자 분석

정부: '인구지진'이 닥치기 전 얼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노인층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대대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저출산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데 그동안 내놨던 대책들이 딱히 효과를 거두지 못해 부끄럽다. 노인자살률, 노인빈곤율 등 여러 안 좋은 수치가 OECD 국가 중 1위인 것도 부끄럽다.

노인층: 집 주위를 돌며 쓰레기를 줍는 공공 근로에 참여했다. 없는 형편에 도움이 되긴 했으나 한 달에 열흘 정도였고 단순 노동에 그쳐 아쉬웠다. 100세 시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 비교적 구하기 쉬운 청소나 식당 일을 하기엔 몸이 안 따라줄 것 같다.

젊은층: 부모님 은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노후 대비가 되어있지 않으신 것 같다. 내가 얼른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데... 요즘 구직도 힘든데 실버산업이 뜬다고 하니 요양지도사 과정 같은 걸 공부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근데 노인분들을 잘 상대할 수 있으려나. 왠지 보수적이고 소통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실의 방: 팩트 체크
왜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출산율이 낮을까?

한국 사회 노인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저출산 문제. 그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 결혼, 출산을 꺼리는 젊은층이 늘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신혼집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육아비나 교육비를 감당하기도 힘들다고 여긴다.

젊은층의 가치관도 변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분위기나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젠더 갈등도 영향을 미쳤다.

말말말
일기예보
타임머신: 과거 사례
3년 전, 지금과 비슷했던 우려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당시에도 저출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출산율을 안정적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노인 빈곤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따랐다.

우려했던 것들이 더욱 강력한 경고로 다가온 상황. 고령 사회에서 한 단계 높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땐 더 많은 문제가 파생될 수 있다. 대책 마련에 비상등이 켜졌다.

먼나라 이웃나라: 해외 사례
일찍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던 일본

일본은 이미 2005년 초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국가로 꼽힌다. 정부는 고령화 현상에 대응하고자 노인층을 대상으로 일자리 지원책을 마련했다. 특별한 교육 없이도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단기·임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주된 대책이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일자리에 종사하는 노인들은 늘었으나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보수가 낮았다. 노인들이 열악한 일자리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우리나라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고자 하는 것에만 치중한다면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 일본은 올해 개정된 고용안정법을 시행해 기업에 70세까지 직원 고용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일본이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이후 겪은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