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토론 시리즈

미국 대선 2020: 환경 정책

지구를 살리기 위한 노력, 어떻게 해야할까

배경

산불이 미국 서부 지역을 휩쓸고, 열대성 폭풍이 걸프만 연안을 수차례 강타하고, 해마다 기록적인 기온을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수년간 뜨거운 이슈였던 기후 변화는 2020년 미대선을 앞두고 특히 부각되는 쟁점이다.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 가스 배출 최대 주범이 미국인 만큼, 미국의 환경 정책은 범지구적인 영향력을 가진다. 그런데 환경 정책은 트럼프와 바이든이 서로 가장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주제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더불어, 각 대선 후보들의 정책 공약을 살펴보자.

지구 온도 상승

지난 133년(1880~2012년)간 지구 평균 기온은 0.85℃가 올랐다. 과거 1만년 동안 지구온도가 1℃ 이상 변한 적이 없던 것에 비하면, 지구 온도 상승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지구가 더워지는 현상을 지구온난화라고 한다.

범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구온난화 영향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온도는 지난 100년간 1.5℃ 상승하였으며, 이는 지구 평균의 2배이다.

해수면의 상승

지구온난화는 전 세계의 빙하를 녹여 해수면의 상승을 초래한다. 2016년 2월 기준으로 전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3년보다 74.8㎜ 상승했다. 2100년에는 1990년보다 0.75∼1.9m 더 상승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제주지역 해수면이 지난 40년간 22cm 상승하였고, 이는 세계 평균의 3배 높은 수치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진행 속도는 세계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이상기후 현상 빈발

평균 지표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다수의 지역에서 폭염의 발생 빈도와 지속 기간이 증가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다. 또한 극한적인 강수현상의 발생 빈도와 강도 또한 증가해 계절 간 강수량과 기온의 차이가 더욱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

각국의 기상학자, 해양학자, 빙하 전문가, 경제학자 등 3천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제5차 평가 종합보고서(2014)를 통해 21세기 기후변화의 가속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의 기온 상승률이 유지된다면 21세기 말 지구 평균기온은 3.7℃, 그리고 한반도의 평균기온은 최대 6℃까지 상승할 수 있다. 또한 2080~2100년 즈음에는 해수면이 63cm 상승해 전 세계 주거가능 면적의 5%가 침수될 수 있다.

평균 기온의 급격한 상승은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침수될 예정인 지역에는 세계 인구의 10%에서 최대 40% 이상이 살고 있다. 피어 리뷰된 저널에서 출판된 기사들을 분석한 결과 97% 이상의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는 인간이 초래한 현상이며, 조속히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환경 정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모두 환경 정책과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는 대체로 각 정당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간단하게 보자면, 트럼프는 기후 변화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정부 개입을 줄여 기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바이든은 적극적인 환경 보호 정책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바이든 후보는 기후 변화를 긴급한 위기라고 부르며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기후 의제를 제안한 대통령 결선 진출자 중 하나라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그는 2조 달러의 방대한 정부 자원을 동원해 환경 정책과 기후 변화를 경제, 인프라, 교통, 사회 정의, 대외 관계 등에 대한 정책 결정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가 인간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바이든의 환경 보호 전략을 미국 기업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바이든이 확장하고자 하는 정부 개입을 억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캠페인 의제는 기후 변화를 아예 다루지 않으며 미국에서 깨끗한 공기와 물을 보장하겠다는 언급만 되어 있다.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트럼프는 기후 변화 완화에 대한 미국의 많은 정책을 역전 시켰다.  특히 파리 협정을 철회하고, 수질과 생명 다양성을 보호하는 정책 여러 개를 제거했으며, 시추, 연료 파이프 라인 건축을 포함한 수십 개의 주요 에너지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환경 검토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진행하고자 했다. 이는 트럼프의 굳건한 지지층인 미 중부의 농부와 화석 연료 기업들을 의식해서 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쟁점

적극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가?

바이든

그린 뉴딜을 시행하자

바이든 후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 민주당원들이 제안한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100% 청정 에너지 경제를 지향하는 정책으로,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아예 "0"으로 도달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2018년 UN의 기후 변화 대책 위원회에서 추천한 탄소 배출량 목표치에 상응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은 기업을 규제하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증진시키는데 중점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탄소세를 도입하며, 다방면으로 태양력,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트럼프

기후 변화를 믿지 않는다

트럼프는 서부 해안을 휩쓸고 다니던 산불이 일어난 캘리포이나를 방문하는 도중 기후 변화에 대한 회의론을 표명했다. 그는 당시 캘리포니아 천연자원부 장관에게 지구가 "더 차가워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며, "지켜보라"는 말을 반복했다.2018년에 트럼프는 13개 연방 기관을 포함하여 300명의 전문가들이 작성한 기후 변화가 경제를 해칠 것이라는 보고서의 발견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트럼프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쟁점

미국 국민은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가 있는가?

바이든

깨끗한 물에 대한 권리는 보장받아야 한다

바이든은 "국민의 권익보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화석 연료 회사 및 "기타 오염원"에 대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모든 지역 사회에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고 미시건 주 플린트와 같은 취약 지역 사회의 물 오염을 방지 할 것을 약속했다.

환경을 해치거나 잠재적인 환경 및 건강 위험에 관한 정보를 은폐하는 기업에 대한 처벌도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은 1988년 상원 의원 시절, 바다에 오염 물질을 버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트럼프

너무 많은 규제는 농부에게 부담스럽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트럼프는 수질 관리가 기후 변화보다 더 심각한 의제라고 주장하며, 누구나 걱정없이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시행되는 정책 기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트럼프는 산업 시설과 농업의 오염과 유출로부터 강, 하천, 습지 및 기타 수역을 보호하기 위해 오바마가 제정한 깨끗한 물 보호 정책을 제거했다. 규제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주장한 농부 및 산업가들에게 한 2016년 캠페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 새로운 규칙에 따라 연방 정부는 연중 일부 기간 또는 폭우 이후에 흐르는 하천 또는 더 큰 수역에 연결되지 않은 습지를 더 이상 보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에 보호받던 습지의 절반 이상, 그리고 하천의 60% 이상이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던 수원의 수질이 더 이상 보장되지 않게 되었다.

쟁점

미국은 파리 기후 협약에 다시 참여해야 할까?

바이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지구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바이든 후보는 "기후 변화의 위협에 대처하도록 전세계를 집결"시키기 위해 미국을 파리 협정에 다시 참여시킬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러한 약속이 투명하고 집행 가능한지 확인하고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과 모범의 힘을 사용하여 국가의 부정 행위를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미국은 이미 충분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파리 기후 협약은 불공평하다

트럼프는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2015년 12월 유엔 기후 변화 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에서 만든 협정인 파리 협정에서 미국을 제외하겠다고 2017년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 협정이 미국에 불공정한 부담을 주었고 다른 나라의 배출량을 늦추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Nature지에 실린 여러 연구에 의하면, 파리 협약에 참여한 대다수의 나라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로 한 약속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 근본적으로 국제 협약에 참여한 나라들이 약속을 지키도록 강제할 조치가 전무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 협약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판이 있다.미 에너지 정보국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에 미국은 역사상 가장 급격한 화석 연료 배출량 감소(10%)를 기록할 예정이다. 그러나 EIA는 이 감소는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분석했으며, 2008년 경제 불황 시기에도 화석 연료 배출량이 7.3% 대폭 감소한 바가 있다.

쟁점

바이든

트럼프